[273호 오두막 묵상]
“생전의 삶을 믿음의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영원히 주어지는 보상이 곧 영생이다.”
우리는 ‘영생’을 이처럼 어떤 보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그 보상에도 차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땅에서도 없어져야 할 차별이 천국에까지 존재한다면 과연 그곳이 온전한 천국일까요? 은혜로, 공로 없이 얻었다고 하면서, 그 영생에 대가성이 있다고 여기는 것은 초보적인 상선벌악(賞善罰惡)의 개념이 작용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면류관이나 상급에 관한 성경 말씀은 천국에서의 삶에 차별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는 면류관이나 상급을 바라볼 수 없을 만큼 수치스러운 대우를 받는 사람이라도 믿음과 사랑의 길을 걷는다면 천국에서 면류관이나 상급을 받을 수 있다는 뜻 아닐는지요. 불 속에서 구원받는 것같이 구원을 받으리라는 말씀도 구원의 ‘결과’라기보다는 ‘과정’의 지난함을 일컫는 말씀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영생을 하나님 나라의 삶이라고 하시면서, 그 하나님 나라가 이 땅의 살아 있는 이들 위에도 임할 수 있는 나라임을 천명하셨습니다. 그러니 영생이란 하나님을 아는 것이고, 아는 만큼 하나님과 동행하는 현재의 삶을 일컫는 것입니다. 따라서 영생은 언제나 현재적 의미이며 ‘지금 여기’에서의 충만함입니다. 시간 개념으로서의 영생이 아니라, 삶의 깊이와 더불어 상황을 초월하는 존재적 충만을 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