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호 잠깐 독서]

다시,
자급자족의 사회가 온다

자급의 삶은 가능한가 : 힐러리에게 암소를
마리아 미즈·베로니카 벤홀트-톰젠 지음/꿈지모 옮김
동연 펴냄/18,000원

자급의 관점으로 보면, 미국의 영부인도 동정의 대상이 된다. 방글라데시의 마을 여성들은 암소 한 마리 없는 힐러리를 불쌍하게 여겼다. 세계 각 지역에 이런 자급의 가치관이 퍼지고 있다. 아니, 이미 있던 세계의 회복이 시작되었다 해야 옳을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키탄의 상업은 식량 거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여성들 스스로가 면밀한 관리를 통해 식량을 조달해낼 수 있고 이러한 능력은 자아 존중감을 높이고 그녀들이 사회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러한 여성들의 생산 활동이 낮게 평가되고 여성에게 날씬함이 요구되는 독일사회와는 달리, 유키탄에서는 건장함이 이상적인 여성의 미로 간주된다. …학교나 미디어에서 퍼붓는 끊임없는 이데올로기 공세에도 불구하고, 이곳 주민들은 북반구 강대국식 소비패턴을 습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214-215쪽)


시간순으로 재구성한
다윗 일대기

다윗 실록
고영길 엮음/
홍성사 펴냄/13,000원

“사무엘상부터 시작하여 역대상(열왕기하는 제외)까지의 역사를 우리 마음의 눈앞에 한편의 대하드라마처럼 생생히 펼쳐 보이고 있다”는 송인규 교수 추천의 글처럼, 구약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다윗의 생애와 내면을 깊고 넓게, 시간 흐름에 따라 기록한 책이다. 역사서 상의 다윗의 행적과 그의 시편들을 연결하여 읽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유익이다.

“하나님, 주님의 크신 자비로 나를 불쌍히 여기시고, 주님의 크신 긍휼로 내 죄악을 지워 주소서. 내 죄악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내 죄를 깨끗이 없애 주소서. 내 죄악을 내가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습니다.… 나를 우슬초로 정결하게 하소서. 내가 깨끗하게 될 것입니다. 나를 씻기소서. 내가 눈보다 더 희게 될 것입니다. 즐겁고 기쁜 소리를 들려 주셔서, 주께서 꺾으신 뼈가 즐거워하게 하소서. 주님의 얼굴을 내 죄에서 돌리시고, 내 모든 죄악을 지워 주소서.” (178-188쪽)


기도 스승들에게
‘여명의 지혜’를 배우다


성서 속 기도의 스승에게 배우다
고진하 지음/
꽃자리 펴냄/15,000원

하나님과 사귐의 기도를 배우자. 삶의 고통을 놓고 눈물과 탄식으로, 쉬지 않고 기도로 하나님과 교감한 성서 속 인물들을 만나자. 나라 안팎으로 희망을 찾기 쉽지 않은 지금은, “기도로 사막의 메마름을 통과하며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생명의 오아시스를 찾아낸, 기도의 스승들의 여명의 지혜에 귀 기울일 때”이다.

“이제 예언자의 시선은 세상의 어둠과 고통의 현실을 향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향해 있습니다. 하박국의 시선이 바뀐 것입니다. 그는 이제 하나님을 마주보며 경외감에 사로잡힙니다. 세계는 그악스럽고, 난폭한 분노는 하나님의 정원을 쑥대밭으로 만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언자는 ‘구원의 하나님’을 바라보며 환성을 올립니다. 이런 기쁨의 감각은 어둠과 고통과 모순으로 가득 찬 수평적 세계에 붙잡히지 않고 그것을 넘어 무한하신 하나님을 바라볼 때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130쪽)


1세기 문맥에서 발견한,
예수에 관한 새로운 이해

톰 라이트가 묻고 예수가 답하다
톰 라이트 지음/윤종석 옮김/20,000원

현대 서구(특히 미국) 문화는 역사적 인물 예수와 신앙적 인물 예수를 이원론적으로 분리하려 애쓴다. 이런 추세에 저항하는 글을 써 온 신학자 톰 라이트는, 이 책에서 독자가 1세기의 역사적 맥락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이끈다. 

“오늘 예수께서 세상을 운영하시면 바로 이런 모습으로 나타난다. 결국 그분이 우리에게 예상하라고 말씀하신 것도 이것이다. 심령이 가난한 자들이 천국을 이루어 낼 것이다. 온유한 자들이 땅을 차지하되 아주 조용히 차지하여 힘센 자들이 알아차릴 때는 이미 너무 늦을 것이다. 화평하게 하는 자들은 무기 제조업체들을 폐업시킬 것이다. 하나님의 정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들은 정부의 정책과 법정의 판결을 분석하고 밑바닥 인생들을 변호할 것이다. 긍휼히 여기는 자들은 인간관계에 모든 사람을 깎아 내리며 판단하는 것 말고 다른 길이 있음을 보여 만인을 놀라게 할 것이다.” (3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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