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호 편들고 싶은 사람] ‘오리지널 디자인’ 회복하려는 청년 농부 4인방

처음부터 농부가 될 생각은 없었다. 서울의 번듯한 직장에 다니던 30대 초반 청년들로, 저마다 전문직(마케팅, IT, 컨설팅, 디자인)에 종사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재능을 이용해 농업 발전을 도모할 계획은 있었으나, 농부가 될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애초 원격 농장 시스템을 구축해 도시 사람들과 농부가 함께 농산물을 재배?유통하는 유명 브랜드를 만들 목적이었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휴일마다 자연농, 유기농으로 유명한 곳을 찾아다니며 사업을 구상했다. 성장촉진제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전자 조작도 하지 않은 하나님 창조 그대로의 농산품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이곳저곳 둘러보면서 “우리 스스로 농부가 되지 않고는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리지널 디자인’, 즉 하나님의 창조 원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럴싸한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 직접 농부가 되는 게 가장 정직하고 확실한 방법이었다.
몹시 덥던 7월의 어느 날, 전라남도 광주에서 50여 분을 더 차로 달려 곡성군 옥과리 113-1번지에 도착했다. 청년 농부 기업 다바른(Dabarun)을 창업한 신동호(33), 김신우(32), 남궁지환(31), 문국(30) 씨가 병아리 1,260마리와 함께 농부의 삶을 시작한 곳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