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호 동교동삼거리]

“남자는 돈이 없어 결혼을 못하고, 여자는 남자가 돈이 없어 결혼을 못한다.” 씁쓸한 심정으로 읽은 문장입니다. 물론 ‘남자’와 ‘여자’를 바꿔 읽어도 별다르지 않겠지요. (성차별 발언 아닙니다!) 어쨌든 제 이야기인 것 같아 뜨끔 했는데요. 평생 연애만 하며 살면 행복하겠다, 외국 배우들처럼 멋있게 늙을 수 있으면 그것도 괜찮겠다, 세상에~ 어떻게 결혼이 사랑을 방해하는 데까지 와버렸을까, 원래 그랬던 것일까, 비혼 그리스도인은 꼭 금욕해야 할까 등등 생각이 복잡했었는데요. 이번 커버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좀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일단 사랑부터 제대로 누려보는 걸로. _이범진 

전 세계 에큐메니칼 교회의 축제,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가 부산에서 열립니다. 이번엔 특별히 한국의 그리스도인들도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교회 내부에서는 몇몇 단체들의 총회 반대 목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있어 피로감이 몰려옵니다. 기실 저부터 WCC에 대해 뜬구름 잡듯 엉성하게 알고 있었기에 더 그리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대체 WCC가 뭐 어쨌기에 그러는 걸까?’ 하는 의문을 품은 독자님들이 적잖이 계시리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WCC를 바라보는 세 개의 눈”을 이슈 기획으로 꾸민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_오지은

‘공포’가 도처에서 출몰하고 있습니다. 진실이야 가려지겠지만, “내란음모” “내란선동”이라는 듣기에도 무시무시한 혐의명을 들으며 시대가 거꾸로 가는 현기증을 느낍니다. 9월초 어느 대학에선 강사를 국정원에 신고한 일이 있었고, 지난 7월말 다른 대학에선 진보적인 의견을 트위터에 밝힌 동료 학생을 역시 국정원에 간첩?좌익사범으로 신고한 일이 있었다는군요(경향신문 9월 12일 인터넷 기사). 그런데 정권의 나팔수로 자처하는 언론이 ‘말길’[言路]을 장악한 이즈음, 불행히도 현실을 바로보기란 쉽지 않은 듯합니다. 디오게네스처럼 대낮에 등불을 들고 정론직필의 언론을 찾으러 다녀야 하는 걸까요. “배우고 생각하는 이유”(김형원)를 읽는 심사가 괴로운 요즘입니다. _옥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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