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호 편들고 싶은 사람] 평화활동가, 그리고 송강호의 동반자 조정래
10월 24일 제주교도소에 수감중인 평화활동가 송강호 박사(55)를 찾았다. 그의 아내이자 동료인 평화활동가 조정래 씨(56)와 함께. 자동 시스템이 허락하는 12분의 짧은 면회 시간 동안 지켜본 둘의 관계는 그야말로 친구이자, 동반자였다.(오전 10시 이전에 면회하면 2분의 시간을 더 준다.) 군더더기 없이 진솔하면서도 강직한 글을 만나며 상상해온 대쪽 같은 이미지와는 달리 송강호 박사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지닌 꿈꾸는 소년 같았다. 면회실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자리한 조정래 씨도 고단한 여정의 찌듦보다는 소년의 꿈과 삶을 공유하는 ‘또 다른 소년’의 모습이었다. 정해진 시간이 다 되어 목소리가 차단되자, 두 사람은 팔로 큼지막한 하트를 그리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