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호 커버스토리]
예수는 언제나 공개된 장소에서 사람들을 치료하였고 설교했으며 논쟁을 벌였다.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지 가리지 않고 찾아가 상대방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경청했다. 우리가 복음서를 통해 만나는 예수는 공적인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과 접촉하면서 투쟁, 저항, 인정, 배려, 긍휼의 사역을 해 오신 분이다. 그는 대제사장 앞에서도 “내가 드러내 놓고 세상에 말하였노라”고 당당하게 고백했다(요 18:20). 하나님의 말씀은 대중에 선포되었고, 그것은 언제나 사회정치적인 파급력을 가져왔다. 따라서 예수의 삶과 가르침은 처음부터 공적인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예수는 복음이 가지고 있는 공적인 성격을 개인 내면의 신앙과 도덕으로 환원하려는 ‘내성적 윤리’(introspective ethics)를 단호히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