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호 독서선집] 십자가와 구원의 문화적 이해 _ 마크 베이커?조엘 그린 지음/ 최요한 옮김/ 죠이선교회 펴냄/ 2014

나는 믿음, 소망, 사랑 중에서 사랑이 언제 어디서나 최고요 제일이라고 알았다. 고린도전서 13장 13절이 명토 박아 말하지 않는가. 그러나 존 스토트가 쓴 주석을 읽으면서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 세 가지가 항상 있는 것은 참이로되, 바울서신서마다 다르게 강조된다. 고린도교회야 치고받고 싸우는 통에 사랑을 앞세웠고, 종말론에 대한 오해로 현실을 내팽개치는 데살로니가교회에게는 소망을, 갈라디아서에서는 복음과 믿음의 본질을 심하게 왜곡하는 바람에 믿음을 가장 역설했다.

그때 나는 성서는 상당히 다양한 맥락에서 쓰였고, 텍스트는 문맥을 따라 읽어야 하며, 그러면서도 나름 일관된 관점을 지닌다는 것을 배웠다. 성서를 읽고, 설교하고 묵상하는 것은 성서 속의 다양한 세계와 오늘 우리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연결하는 일련의 행동이다. 성경의 다양성을 단 하나로 축소해서도, 무수히 이질적인 것으로 흩어도 안 된다. 그러면서도 그 다양성은 각각의 콘텍스트와의 대결 속에서 형성된 것이니만큼, 그 이야기에 충실하면서도 창의적으로 우리 이야기를 써내려가야 한다.

선교학자인 마크 베이커와 신약학자인 조엘 그린은 《십자가와 구원의 문화적 이해》에서 십자가에 나타난 속죄를 성경과 문화 또는 선교적 상황에서 일관되게 조망하는 데 성공했다. 하나님의 계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역사적 현장에서 일어난 사건이고, 그 사건에 대한 성찰이라는 점에서 성서는 그 자체적으로 선교적이다. 어떤 점에서 성서신학에서 선교신학이 분화된 것은 자연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이는 근대적 현상이다. 둘이 통합될 때에 성서적이면서도 현재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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