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호 오두막에서 만난 사람들]
10여 년 전, 어느 주일로 기억합니다. 경남 밀양에 있는 장애우 공동체 아름다운공동체에서 당시 우리가 출석하던 광성교회로 간증집회를 위해 찾아왔습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서로 큰집, 작은집 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점차 관계가 깊어져 서로의 어려운 점들까지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게 되었을 즈음, 우리는 아름다운공동체 남성 장애우들이 목욕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원봉사자들 중 여성들은 많았지만, 남성들은 적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여성들이 남성 장애우를 목욕시킬 상황도 아니어서 남성 장애우들은 1년에 딱 두 번, 설날과 추석에만 목욕할 기회를 겨우 얻었던 겁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거처에서는 항상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우리는 갱생보호회에서 자원하는 형제들과 힘을 합하여 한 달에 한 번씩 남성 장애우를 위해 목욕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재영 오두막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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