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호 잠깐 독서]

중국 윈난성 선교사 이소벨 쿤의
진솔하고도 유쾌한 결혼과 선교 이야기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사람
이소벨 쿤 지음/ 이선희 옮김
좋은씨앗·OMF 펴냄/ 10,000원

갓 결혼한 선교사 부부가 중국 윈난성에서 20여 년간 사역하며 겪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책. 부부 서로간의 성격 차이 및 자녀양육 문제와 함께, 타문화권에서 선교사로 살아가는 이야기 등이 진솔하면서도 유쾌하게 읽힌다. 아울러 분주한 일상에 쫓겨 사는 우리에게 ‘하나님을 첫 자리에’ 모시는 삶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결국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서고 말았다. 우리 신혼집에서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단지 우리를 기쁘게 하기 위해 꾸며 놓은 멋진 거실이 우선일까? 단지 우리를 기쁘게 하기 위해 꾸며 놓은 멋진 거실이 우선일까? 아니면 현지 주민들과 공유하기에 적합한 공간일까?
갑자기 벽에 걸려 있는 가훈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결혼하면서 정했던 바로 그 좌우명이었다. “하나님을 첫 자리에!”(37~38쪽)

40년 넘게 세계를 감동시켜 온
코리 텐 붐 여사의 신앙 수기

주는 나의 피난처
코리 텐 붐 지음 / 양은순 옮김
생명의말씀사 펴냄 / 15,000원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가족을 숨겨주다 나치 수용소로 끌려가게 된 코리 텐 붐 여사의 감동 수기. 1971년 원서가 첫 출판된 이래, 한국어판은 1976년에 나온 뒤 최근 제3판(third edition)이 나왔다. 코리 여사는 악의 승전보만 울려퍼지는 듯한 나치 수용소에서 오직 신앙에 의지해 생환한 뒤, 남은 생애를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를 전하는 복음 전도자로 살았다.

“하나님의 관점은 우리의 관점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런 말씀을 적어 놓으신 책을 주시지 않았다면 짐작할 수도 없을 정도랍니다.” 나는 나치 장교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미친 짓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이 없었고 나는 계속 밀고 나갔다.
“나는 성경에서 하나님이 우리의 힘이나 지식 때문에 우리를 귀히 여기시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우리를 지으셨기 때문에 귀히 보신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하나님 눈에는 이 시계 제조업자보다 반쯤 정신 나간 사람이 더 가치가 있을지 누가 압니까?(227~228쪽)

서구문화의 뿌리가 된
고전으로서의 구약성서 읽기

교양으로 읽는 구약 성서 1~3
이범선 지음/ 교양인 펴냄
각권 13,000~15,000원

신학·철학·역사학을 공부한 저자가, 비약과 상징으로 가득한 성서를 조금이라도 쉽고 친근하게 읽고자 하는 일반인들을 위해 신학 지식을 바탕으로 인문학적 교양과 문학적 상상력으로 풀어쓴 이야기 구약성서. 다섯 권의 모세오경(1권_모세오경과 유대인의 탄생과 역사서, 예언서), 열두 권의 역사서(2권_역사서와 왕들의 시대), 열일곱 권의 예언서(3권_예언서와 고난의 시대)로 나누어 구약의 주요 사건과 인물을 따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썼다.

구약성서는 어떻게 한 민족의 종교 경전을 뛰어넘어 인류의 고전이 되었을까? 그것은 구약성서가 ‘인간’을 깊이 들여다보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오래된 책은 인간이 지닌 좋은 점과 나쁜 점, 삶의 모든 측면을 더할 수 없이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인간은 타인을 배려하는 선함과 고난을 극복하는 의지를 지닌 긍정적 존재이면서 동시에 오만과 탐욕에 눈멀고 거짓말과 배반을 일삼는 존재이기도 하다. 고대의 어떤 신화나 경전도 이처럼 인간의 본 모습을 진솔하게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경우는 없다.(머리말에서)

추방당한 자의 눈물과 혼돈 담은
30년 만의 귀향 이야기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무리드 바르구티 지음 / 구정은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 15,000원

이 책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면서 고향 라말라에 갈 수 없게 된 시인 무리드 바르구티의 귀향 기록이다. 귀향은 30년 만인 1996년에야 비로소 이뤄진다.

지금 나는 망명지를 떠나 돌아간다. 그들의 나라? 나의 조국?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 점령지? 사람들이 이름도 없이 ‘그 지역’이라고 부르는 곳? 유대와 사마리아? 자치정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름에서부터 이토록 혼란스러운 나라가 세상에 또 있을까? 오래전 내가 이곳을 떠날 때에는 나도 분명했고 모든 것이 분명했다. 지금 나는 확신이 없고 흐릿하다. 모든 것이 모호하고 흐릿하다. 야물커를 쓴 군인은 모호하지 않다. 적어도 그의 총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그의 총은 나의 개인적인 역사다. 그것은 내 추방의 역사인 것이다. 그의 총이 시의 땅에서, 땅의 시에서 우리를 떼어놓았다. 그의 손은 땅을 붙들고 있지만, 우리는 신기루를 쥐고 있다.(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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