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호 잠깐 독서]

선교사(史)의 고전
선교사 열전
루스 터커 지음 / 오현미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 / 35,000원
초대교회에서부터 현재까지 2천 년 선교 역사를 추적한 고전으로, 출간 20주년을 맞아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선교의 역사를 인물(선교사) 중심으로 다루고 선교 현장을 있는 그대로 묘사해 여러 나라에서 두루 읽혀 온 책이다. 이번 개정증보판에 근현대 부분이 보강됐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내가 곧 깨달은 것은, 교회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논의와 논쟁은 선교 현장 및 복음전도 활동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준비 과정에서 생생한 인물 유형까지 덤으로 알게 되었다. 선교 역사를 연구하면서 종종 궁금했던 것은, 그렇게 수많은 ‘미친 사람들’로 가득했던 분야가 선교 분야 말고 과연 또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내가 보기에 선교 분야의 사람들은 세상 그 어떤 영역의 사람들보다 엉뚱하고 무모하며, 개성 있고 투지가 넘쳤다. (‘2판 서문’ 중에서)

제안하다
마지널리티
이정용 지음 / 신재식 옮김
포이에마 펴냄 / 15,000원
예수는 철저하게 주변부로 돌격했다. 그곳이 창의성의 중심이었으며, 하나님 나라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세속에서는 ‘잉여 인간’ 취급을 받던 소외된 주변인들을, 예수는 하나님 나라의 VIP석으로 초대했다. 기독교 신앙이 2천 년 넘게 이어져 온 것도 따지고 보면 다 ‘잉여’들의 공로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 대열에 끼어 있던 경험을 떠올리면 생존의 중심을 찾으려는 인간의 투쟁이 쉽게 이해된다. 백 명도 넘는 피난민들은 적군 포대의 공격을 받으면 한사코 무리의 한가운데로 뚫고 들어가려 했다. 중심부가 가장 좋고 안전한 장소라고 무의식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 아무도 중심에서 안전할 수 없다. 중심이 계속 변했기 때문이다. … 하나님은 중심을 찾는 자들에게는 중심이 아니지만, 주변을 찾는 자들에게는 중심이다. 진정한 중심은 창조적인 중심, 주변성 중의 주변이기 때문이다. (155~156쪽)

하나님 탐구
정교하게 조율된 우주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 박규태 옮김
IVP 펴냄 / 26,000원
우주가 생명의 탄생을 위해 ‘정교하게 조율된’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그러한 현상이 그리스도인의 자연 이해를 어떻게 풍부하게 하는지 보여주는 책. 옥스퍼드 대학의 신학 교수이자 생물물리학 박사인 저자에 따르면 현대 우주론, 생물학, 화학, 진화론 연구가 성취한 발견들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와 놀랍도록 ‘공명’한다.
우리는 자연이 하나님이 존재하심을 증명하는 ‘증거’를 제공해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자연을 연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세계 안에서 관찰한 것들을 설명해 주는 통찰 넘치는 도구로서 기독교 신학을 제시한다. 이는 기독교와 자연과학의 소통과 관련해 상당한 중요성을 가진다. 이런 접근이야말로 자연신학이 신학과 과학 사이에서 의미 있고 아주 큰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접촉점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기 때문이다. 이런 자연신학 접근법은 기독교 신학이 과학적 이해를 반대한다는 생각을 일체 거부한다. (88쪽)

성서 주해와 윤리적 고찰
동성애
윌라드 스와틀리 지음 / 김복기 옮김
대장간 펴냄 / 15,000원
동성애에 대한 성서해석학적 차원의 설명과 성서 본문들을 세밀히 주해하는 책. 교회가 어려운 문제를 논할 때에는 각자의 입장을 공고히 하는 대화가 아니라 성서 주해와 해석을 거쳐 윤리를 분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더욱 서로의 입장을 사랑 안에서 말하고자 심혈을 기울어야 한다. 동성애 문제도 마찬가지다.
▶성서는 남색과 착취 형태의 동성애만 정죄하고 있다. ▶성서는 기본적으로 남성우월주의의 위협 때문에 동성애를 정죄하고 있다. … ▶동성애에는 성서의 저자들이 채 인식하지 못하는 유전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동성애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성서 본문은 채 몇 구절 되지 않는다. ▶성서의 다른 구체적인 성 관련 권고들을 많이 알고 있으면서 이를 따르지 않으면서, 왜 사람들은 동성 행위는 그토록 집착하며 반대하는가? ▶어찌되었든 우리 모두가 죄인이면서, 왜 그렇게 동성애라는 죄만 중요한 것처럼 다루는가? (151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