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호 세상 읽기]

“요한이 잡혔다”
‘요한이 잡혔다’(John was put in prison, 막 1:14)는 보도가 무엇을 말하는지 우리는 압니다. 불의와 부정으로 통치자의 자리를 꿰찬 사람이 어떻게 나라를 운영하는지 우리는 압니다. 이승만이 그랬고, 군사쿠데타의 주인공인 박정희가 그랬고, 그를 따라한 전두환과 노태우가 그랬고,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그렇습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서는 일제 점령기 때의 수많은 친일세력들이 그랬습니다. 역사를 통해 뼈아프게 경험한 일입니다. 더 통탄스러운 것은 그 잔재를 청산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한 시기, 불의와 부정으로 권력이 행패를 부리던 그 시기에 사람이 잡혔다, 체포되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압니다. 도둑들은 감옥 밖에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의를 말하고 진실을 말하는 자들은 잡혀갔고 죽어갔습니다.

신약성경 마가복음은 16장으로 된 짧은 글입니다. 마가복음이 세례 요한으로 시작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예수 사건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말입니다. 세례 요한의 말과 행동은 불의한 지도자에게는 눈엣가시였을 것입니다. 불의를 지적하고 부정을 꾸짖으면서 도무지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그를 선지자로 믿고 따르면서 그의 말을 신뢰하고 선과 도덕성을 회복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세례 요한은 체포됩니다. 죄목은 유언비어 날조, 아니면 명예훼손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헤롯 왕이 동생의 아내를 뺏어 결혼했는데(이는 유대법을 어기는 큰 죄였지요), 이를 두고 세례 요한이 대중 앞에서 지도자의 부도덕성에 대해 비판한 것입니다. 헤롯 왕을 비판할 내용이 한두 가지였겠습니까. 그러나 세례 요한은 결국 이 내용으로 감옥에서 재판도 없이 사형을 당합니다.

의로운 자의 억울한 죽음, 선한 이들이 불의한 권력에 의해 당하는 죽음, 권력 유지를 위한 마녀사냥, 죄를 덮으려는 목적으로 일으키는 사건사고들. 세례  요한에게서 세월호 참사를 보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입니다. 세월호 사건은 불의한 권력에 의해 일어난 참사입니다. 헤롯 왕은 자신의 치부를 부인하려고 세례 요한을 죽였습니다. 정부는 구조를 하지 않음으로써 뭔가를 감추려고 했습니다. 정부가 진상규명을 거절하는 한 이것이 우리의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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