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호 잠깐독서] '그리스도인은 왜 아무거나 먹을까 外

주변부로 밀려난 교회,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일상교회
팀 체스터․스티브 티미스 지음/신대현 옮김
IVP 펴냄/13,000원
교회가 주변부로 밀려났으며 대다수 사람들이 교회와 연결이 끊긴 이 시대에, 교회의 소명을 다시 묻는 책이다. 여전히 예배를 잘 꾸미고 매력적인 이벤트를 열면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라는 환상 속에 머무는 교회를 향해, 부르는 자리에서 나아가는 자리로 가라고 말한다. 베드로전서를 통해 성경적 비전을 살피면서, 저자들의 목양 경험을 통해 일상의 공동체, 목양, 선교, 전도의 원리들을 구체적으로 전달한다.
이벤트 중심의 전도는 기독교 국가 사고방식이 보이는 한 특징으로서, 이 접근 방식은 세상에서 체험하는 것과 맞먹는 체험을 교회에서 제공하려고 끊임없이 시도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 우리의 웅변술, 우리의 스타일에 이끌려 우리 모임에 나오기를 원한다. 그러나 … 우리가 어떻게 세상과 같은지를 강조하는 것은 잘못이다. 한 가지 이유는, 우리의 ‘상품’이 할리우드, 페이스북, 닌텐도가 내놓는 것보다 항상 못하기 때문이다. (75~76쪽)

세상을 바꾸는 단순한 해법
말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말하라
유진 조 지음/전의우 옮김
규장 펴냄/13,000원
저자는 최근 미국의 ‘일상 영웅 50인’에 선정된 한국계 미국인 목회자다. 시애틀에서 다문화 종족이 모이는 퀘스트교회를 개척했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하루치 임금을 기부하는 운동을 펼쳐왔다. 스스로 1년 치 연봉을 기부해 어려운 생활을 자처한 그는,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 말한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중요한 결정이 세상에서 아주 가난한 자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내려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가난한 자들의 편에 서야 한다. 이런 까닭에,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인 우리는 가난한 자들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정부가 맘몬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관한 문제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돈은 다른 사람들의 결정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나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신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것도 매일. (75쪽)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다
그리스도인은 왜 아무거나 먹을까
프레드 반슨․노먼 워즈바 지음/최요한 옮김
홍성사 펴냄/8,500원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아 밥상을 차리고, 패스트푸드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세상에서는 누구도 땀 흘려 작물을 가꾼 농부를 떠올리지 않는다. 세상과 구별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먹을거리는 예외일까? 농업 전문가와 교수가 농(農)에 기반한 제자도를 써내려갔다.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이반 일리치의 말처럼 가정과 교회가 ‘소비’의 자리에서 ‘생산’의 자리로 나아가면 어떨까? 교회가 후원하는 공동체 농장, 영속농업 교구, 전환 교회, 사도적 농장을 세워 마을 전체가 먹을 먹을거리를 생산하면 어떨까? 신학교는 목사가 될 학생들에게 영농 기술과 생태학, 태양열을 이용한 생활방식을 가르치면 어떨까? 교회 마당에 잔디를 기른답시고 농약과 석유 비료를 뿌리지 말고 호박과 토마토를 길러 지역 노숙자들에게 베푸는 것은 어떨까? 목사와 집사, 신학교 학장뿐 아니라 교회 재정위원회까지 헌금을 풍요의 신기루에 쓰는 대신 훨씬 합리적이고 영구적인 저축 계좌인 비옥한 토지에 쓰는 것은 어떨까? 하나님 나라의 샬롬이 하늘에서처럼 땅에서도 번창할 ‘거룩한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은 어떨까? (128-129쪽)

1930년 초판 이후
바울 신학의 체계를 뒤흔든 역작
바울의 종말론
게하더스 보스 지음/박규태 옮김
좋은씨앗 펴냄/27,000원
바울 신학의 고전이 원문에 충실한 번역본으로 다시 나왔다. 이 책은 흔히 ‘구원론’(이신칭의)을 바울 신학의 중심으로 믿어왔던 기존의 견해를 뒤흔든 ‘혁명’ 같은 연구서로, ‘종말론’이야말로 바울 신학의 출발점이요 종착점이며 핵심이라고 선언한다. 1930년 초판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고전으로 우뚝 선 책. 신학 전문 번역가로 이름난 박규태 목사의 번역으로 새롭게 나왔다.
바울의 가르침에는 구조상 네 가지 중요한 가닥이 있다. 이런 가닥들과 관련지어 우리 논지를 검증하는 것이 가장 쉽고 설득력 있을 것이다. 이 네 가닥은 부활 개념, 구원 사상, 심판과 칭의 교리, 성령 개념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울의 가르침에서는 종말론이 가장 먼저 생겨났으며 이 종말론이 구워론에 관한 가르침에 실제로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9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