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호 동교동 삼거리에서]

“기도가 마술은 아닙니다. 기도할 때마다 원하는 대로 모든 일이 손쉽게 풀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는 제 삶의 자리 한가운데서 예수님이 가신 정의와 사랑의 길을 따라 함께 걸을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커버스토리 83쪽에서)
9월호 커버스토리 “일상, 기도”의 필자 가운데 한 분이신 조은희 사모의 글입니다. 일상의 자리에서 기도의 숨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그이의 에세이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는 이처럼 잔잔한 감동과 깊은 공감, 새로운 성찰과 각성을 안겨주는 글들로 풍성합니다. 2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세대도 다르고, 직업상으로도 비정규직 청년에서부터 기독활동가, 주부, 치과의사, 목회자, 원로교육자 등 상이한 필자 일곱 분의 ‘기도 에세이’는 우리의 “일상, 기도”를 거듭 돌아보게 합니다. _옥명호

아무리 거듭해도 절대 습관이 들지 않는 게 기도라는데요. 헨리 나우웬은 “특별한 고독의 기도로 들어가는 것은 조작과 경쟁, 대결과 의심, 방어, 분노, 적대감, 상호 공격, 파괴, 그리고 전쟁의 세계에 대한 저항”이라 했습니다. 우리가 이 땅의 유혹 앞에 자주 넘어지고 전쟁으로부터 생명을 지켜내지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신앙생활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기도’를 하지 않기 때문인 듯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기도생활 잘 하고 있지요?” 물으면 자주 “삶이 기도지요” 하고 답하곤 합니다. 핑계입니다. ‘삶이 기도인 인생’ 치고는 너무 부끄러운 일상입니다. 기도의 시간이 없었기에 온전한 걸음을 걸을 수 없었구나, 이번 커버스토리를 통해 새삼 깨닫습니다. 7인의 필자들이 자신의 삶과 직결된 기도를 말했습니다. 작고 고요한 기도의 울림이 어떻게 세상을 뒤엎는 역동으로 이어지고, 자기와의 지난한 싸움에서 승기를 잡게 하는 지 등 ‘삶이 곧 기도’가 되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_이범진

‘사람과 상황’을 통해 전 독립기념관 관장 김삼웅 선생을 만나 《10대와 통하는 민주화운동가 이야기》에 저자 사인을 받았습니다. 민주화 상징 인물 스무 분을 간출(簡出)하여 그들의 삶을 청소년용 도서로 펴낸 개론적인 책입니다. 비교적 짧은 내용을 읽어 내려가면서도 한탄과 안타까움이 교차되면서 심장과 눈시울이 덩달아 뜨거워졌다 가라앉기를 여러 번 되풀이했습니다. 하물며 한국 현대사의 굴곡지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집필 노동은, 원고지에 한 자 한 자 옮기는 과정은 얼마나 쓰는 이의 몸과 마음을 출렁이게 했을까요. “이미 25~40여 명의 삶을 살았다”는 선생의 말은 그 격동이 깊이 함축된 표현이겠지요. 
선생의 말씀을 들으며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존경할 어른이 남아 있다는 느낌을 온 몸으로 받았습니다. 부디 오래 강건하시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대통령이 앞장서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무시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축소·왜곡하는 발언(건국 67년)을 서슴지 않는 우리 시대에서 말이지요. 해방 70년, 곧 분단 70년입니다. 한 번도 친일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이 땅에서, 역사를 제대로 아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절을 살아갑니다. _오지은

저작권자 © 복음과상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