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호 동교동 삼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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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중 신영복 선생님의 별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의지할 어른이 또 한 분 우리 곁을 떠났구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2년 전, 그의 책들로 몇 달 독서모임을 하며 큰 울림이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변방이 창조 공간이 되기 위한 결정적 전제는 중심부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심부에 대한 환상과 콤플렉스가 청산되지 않는 한 변방은 결코 새로운 창조 공간이 될 수 없다.”(《변방을 찾아서》)라는 그의 지려(志慮)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커버스토리에서 다룬, 도심 아파트를 부러워하지 않고 변방에 모여 사는 삶을 택한 이들의 이야기가 어쩌면 그러한 ‘변방’일지도 모르겠네요. 분명 그곳은 새로운 창조 공간이었습니다. 복상도 변방에 서 있을 때에만 보이는 통찰로, 채워나가겠습니다. _이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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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호에 이어 이번호에도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역사강사 심용환 씨의 ‘역사특강’인데요, 지난해 졸속 과정을 거쳐 국정화교과서가 집필 중에 있습니다만, 하루가 멀다 하고 비정상 사건들이 터지는 한국사회 틈바구니에서 어느새 ‘국정화 교과서 사태’는 우리들 기억 저편으로 가 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곱씹어서, 1년 6개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껍질을 벗길수록 미심쩍은 흔적이 나오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듯 (사고 이전 1년 동안 한 달 세 차례 이상 세월호나 같은 항로로 운항한 오하마나호를 이용한 화물기사 최 씨에 따르면 사고 날 세월호 항로는 평소와 다르게 운행되었답니다.) 우리 역사를 샅샅이 톺아가겠습니다. 밀려오는 각종 사건과 소식의 홍수 속에서 진짜 남겨야 할 이야기, 그래서 자꾸만 저편으로 밀려나는 이야기를 다루도록 부단히 애쓰겠습니다. _오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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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중순께 ‘브랜딩 전문가’ 한 분을 만났습니다. 교육기관이나 의료단체, 여러 매체 등의 브랜딩 작업을 맡아 일해 온 분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복상에 대한 부담이 생기더라면서 복상이 더 미래지향적인 옷으로 갈아입으면 좋겠다고 하셨지요. 방향성이나 콘텐츠는 유지하면서도 외연을 넓히면 좋겠다면서요. 시간과 품을 들여 조사한 소중한 자료들을 고스란히 넘겨주시더군요. “요즘 모바일 중심의 매체 상황을 고려할 때, ‘복음’과 ‘상황’을 다루는 복상이 상황과는 꽤 거리가 먼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도 덧붙이셨는데요. 본업으로도 바쁜 브랜딩 전문가가 부러 시간을 내어 우리 잡지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자신의 구상을 공들여 들려주어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연초부터 큰 공부거리와 과제를 떠안게 되어 올 한해를 어쩌면 ‘복상 리브랜딩 연구’의 해로 보내야 할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_옥명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