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8호 무브먼트 투게더] 기독경영실천포럼 제4회 ‘밥톡쇼’ 후기

지난 5월 24일 저녁 7시 30분, 여의도 월드비전 본사 1층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자리를 같이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창업’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품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기독경영실천포럼이 주관하여 매월 한 차례씩 여는 ‘밥톡쇼’(BAB Talk Show)에 오신 분들이었는데, 그날 주제가 다름 아닌 “퇴사 후 창업, 할까 말까?: 경력자의 창업 프로세스 그리고 성공과 실패”였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법한 이 질문을 놓고 이영달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님의 강의에 이어 참석자들의 대화가 있었습니다.

창업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강의 시작과 함께 교수님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No”라고 했습니다. 퇴사 후 창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 당연히 그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강의에서 나온 ‘창업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밥톡쇼’(BAB Talk Show)를 소개합니다!

밥톡쇼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성경적 세계관의 실천방법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나누는 오픈 토크쇼입니다. 밥톡쇼의 ‘BAB’는 Business And Bible의 약자이며, 이 행사는 기독경영연구원의 기독경영아카데미 수료생들이 중심이 된 기독경영실천포럼이 주관합니다.

밥톡 쇼는 다양한 패널들을 모시고 직장인 및 사업가들이 관심 갖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풍부한 현장 경험 이야기와 전문가들의 조언들로 채워지며, 객석과 소통하는 오픈 토크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번이 4번째 밥톡 쇼이며, ‘창업’을 주제로 이영달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와 함께 준비되지 않은 창업의 위험성 및 창업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통로에 대해 토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1~3회차 주제로는 “저금리 시대의 효율적인 자산관리 노하우”(강준 지지자산운용사 본부장), “진로선택 및 비지니스 커리어 관리”(김대형 기업코칭 전문가), “비영리 단체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최삼열 기독단체 실전 전문가) 등을 다루었습니다.

앞으로도 창업, 진로, 이직, 재테크, 결혼, 명사와의 만남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크가 월 1회로 진행될 예정이며 자세한 내용은 페이스북 페이지로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첫째, 통계적으로 한국의 신생 기업은 ‘창업 2년 후 절반 정도만 생존’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서 우리나라 신생 기업의 평균 생존율을 조사한 결과, 창업 1년 후는 62.5%, 2년 후는 49.1%, 5년 후에는 30%만이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표는 시기나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오랜 시간 비슷한 수치로 드러난 결과이기에 의미 있는 수치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극소수의 기업만이 생존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둘째, 재창업 애로 요인은 창업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최초의 창업이 실패했을 경우 언제든지 재창업하여 재기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필요하지만, 여러 장애 요인들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 이러한 애로 사항들을 재창업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정리해보면, 재창업이 얼마나 힘들며, 재창업 자체가 갖는 환경적 취약성이 얼마나 큰지 체감할 수 있다.

즉, 재창업 이전에는 잔여채무, 가족 및 생계 문제, 불안한 고용관계, 미해결 행정업무 처리 등 직전 창업의 실패로 인한 부담과 채무로 재창업은 시도 자체가 힘들만큼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된다. 만약 재창업 이전의 부담과 채무를 모두 해결해 재창업을 하게 됐다 하더라도, 이전보다 더 큰 장애물들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직전 창업의 실패로 인한 개인 신용 문제, 부족한 재무 자원 등이 그것이다.

재창업 이후에는 신규창업 중심의 정책들로 인해 정부 지원을 더 이상 받기 어렵다는 점, 창업 실패 이력으로 인한 보증서 및 보증보험 발급 등 각종 제약과 규제의 장벽을 마주하게 된다.
결국, 재창업을 가로막는 빈약한 사회적 환경 및 인프라 속에서 다시 창업을 시도하는 것은 너무나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연대보증 제도 또한 재창업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우리나라 경제구조 하에서 ‘준비 안 된 창업’은 아무 사전 훈련 없이, 제대로 된 보호장구 없이, 보험도 가입하지 않고, 안전요원도 없는, 스키장의 최상급 코스에 혼자 도전하는 일과 같다는 것입니다.

‘준비된 창업’, 어떻게 하면 될까?

그렇다면 창업 리스크를 줄이는 준비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첫째, 철저히 준비된 창업을 하기 위해서 가정 먼저 점검해야 할 핵심 이슈는 ‘창업의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바로 이 ‘창업의 목적’이야말로 대체 불가하고도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로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둘째, 창업 시점에서 점검해야 할 또 다른 핵심 이슈는 ‘비즈니스 메커니즘’입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사업의 기회와 자본과 같은 자원만 있다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모든 것들을 함께 이끌어갈 경영/기술팀이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 자본 시장의 상황 여건도 따라줘야 합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비즈니스 메커니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것입니다.

셋째, 창업 성패의 5가지 결정적 요인을 점검해봐야 합니다. 바로 타이밍, 팀구성/실행관리, 와해적 아이디어,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자금의 조달과 운영이 그것입니다.

끝으로, 투자자의 시각으로 창업에 대해 재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명확한 고객가치를 전달하는지, 시장은 적절한 규모인지, 충분한 혁신 비즈니스인지, 실행 가능성은 얼마나 되며 수익성은 어떠한지 사전에 점검해야 하는 것이지요.

지금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퇴사 전 10가지 사항을 점검해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은 강의에서 나온 10가지 점검사항 중 5가지입니다.

1.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with a prayer) / 2. 나는 왜 창업을 하려고 하는가?  / 3. 기업가로 나는 어떤 사람인가? / 4. 나는 어떤 사람과 팀을 이루어야 하고, 그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 … / 10. 스타트업 프로그램 선정 후, 퇴사 여부 최종 판단(with a prayer)

4회 밥톡쇼를 마치고 나서
퇴사 후 창업에 대한 고민을 품고 한 자리에 모여든 이들이 저마다 어떤 실마리와 해답을 찾았는지 정확히 알 길은 없습니다. 다만, ‘혼자’가 아니라 ‘함께’ 고민을 나누고 공유하는 그 시간이 작은 힘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날 행사 참석자의 한 사람이기도 했던 이경태 폴라리스 비앤씨 대표의 후기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맺습니다.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앞으로 무엇을 하면 ‘더 나은 선택을 할 걸’ 하면서 후회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마음속에 가득한 채로 기독경영실천포럼의 ‘밥톡쇼’에 참여하게 되었다.

‘퇴사 후 창업. 할까 말까?’라는 제목은 이 주제에 대해 궁금증이 많은 나에게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더욱 그런 듯하다. 마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계속 물어보면서 내게 답해 줄 사람을 내심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강의가 진행되면서 신생 기업의 평균 생존율 통계를 접하고는 스스로 생각해 보았다. 나는 어디에 속할까? 실패하는 것은 아닐까? 짧게나마 마음속으로 걱정이 솟아올랐다. ‘잘 준비하고, 꿈과 비전이 있으면 주님이 도와주실 거고 잘 될거야’라는 나의 순진한 믿음은 어느덧 동화책 속의 이야기가 되었다.

그럼 과연 어떤 기업들이 살아남고, 창업은 어떤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것인지 참 답답했다. 요즘 창업 열풍이 대한민국 청년들 사이에서 불고 있다. 나 또한 이 부류에 동참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진행하는 청년육성사업과 수많은 벤처창업대회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꿈과 비전과 열정으로 세상을 바꾸어 보겠다는 도전은 인생에서 한 번쯤 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내 생각과는 별개인 십수 년간의 통계 자료는 너무나도 냉정하게 다가와서 그리 기분이 좋진 않았다. 그렇다면 준비를 충분히 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인가? 강사는 가급적 ‘퇴사 후 창업’을 권유하지는 않았다. 한국 사회에서 한 번의 사업 실패가 가져오는 재정적 손실과 어려움이 너무 크고 사회적인 시스템이 취약하다면서 재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창업을 한다면 자기 분야에서 10년 정도의 업력(業力)과 인맥과 평판을 쌓으면서 준비하라고 권하고 싶다. 자기가 정말 원하고 또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창업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는 이번 토크쇼가 조금은 슬프게 다가왔을지 모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냉혹한 현실을 잘 보게 해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석자 중 한 자매는 꽃가게를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남보다 어린 나이에 도전했고 지금도 열심히 경영을 배워가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자매의 말에, 실패하더라고 도전해보는 모습과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삶의 태도가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이야기들이 오가며 참석자들이 용기를 얻는 것 같았다.

나는 다시 생각해 본다. 잘할 수 있을까? 아니면 다시 취업을 해야 하나? 앞으로 자금은 충분히 조달할 수 있나? 나의 사업은 경쟁력이 있는가? 차별화된 서비스 상품을 고객에게 내 놓을 수 있을까?

충분히 고민하고, 발로 뛰면서 다시 원점에서 출발해야겠다. 목적이 무엇인지? 왜 이 창업을 해야 하는지? 정말 주님이 기뻐하는 것인지? 고객(이웃)에게 필요한 것인지? 꼼꼼히 재점검해야겠다.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다. 적어도 하나님을 신뢰한다면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하며 인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일에 우선 초점을 맞추면서 살아가고 싶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말이다.

하나님은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시는 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각자의 역할인 충성된 청지기로서 변화와 성장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경태 (폴라리스 비앤씨 창업, 기독경영실천포럼 운영위원)

 

■ 기독경영실천포럼
    운영위원: 이경선(㈜잇츠스킨), 노명진(엔쿱 부사장), 이경태(폴라리스 비앤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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