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호 잠깐 독서]

구술로 전해진 예수 자료는 어떻게 복음서가 되었나?

예수에서 복음서까지
에릭 이브 지음 / 박규태 옮김
좋은씨앗 펴냄 / 24,000원

‘현대신학의 쟁점’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예수를 연구하고, 문학의 관점에서 신약 성서 역사를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기본서다.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담은 구전이 어떤 과정으로 복음서에 기록되었을까. 그 역사를 큰 줄기 이론을 중심으로 정리하면서 그 줄기의 내용과 장단점, 저자의 평가가 담겼다.

우리는 원시 기독교 안에서 이루어진 예수 전승의 구술 실연이나 이런 실연의 기초가 된 사회 구조와 기억(기념) 구조에 직접 다가가지도 못한다. 남아 있는 것이라곤 상당히 수가 적은 현존 텍스트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실마리들이며, 이 실마리들은 어쩌면 여러 가지로 해석할 여지가 있을지 모른다. … 문제는 우리가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추측한 것들이 통용될 수 있는가이다. 예수 전승의 본질을 다룰 때, 회의를 담은 전제에서 출발해도 상당히 일관된 결과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해보이고, 신뢰를 담은 전제에서 출발해도 역시 상당히 일관된 결과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해보인다.(396~397쪽)

 

몸과 영혼을 살리는
21일간의 ‘다니엘 금식’

다니엘 금식
수잔 그레고리 지음 / 임신희 옮김 선율 펴냄 / 13,800원


다니엘서 1장 12절(“청하오니 당신의 종들을 열흘 동안 시험하여 채식을 주어 먹게 하고 물을 주어 마시게 하십시오”)에 의거해 ‘물과 식물’을 기초로 하는 부분 금식 안내서. 21일 동안 먹을 수 있는 ‘건강 레시피’를 매우 상세히 소개해 놓았다. 특별히 한국어판엔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한식 레시피도 수록됐다. 책을 따라하면 체중은 줄어들고, 정신은 맑아지고, 무엇보다 영혼이 하나님으로 가득 채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금식이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놀랄지 모르겠다. 하나님은 당신이 금식한다고 해서 더 나은 그리스도인이라거나 영적으로 더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시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오로지 예수님을 통해서만 판단한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우리를 하나님이 받으실 만한 존재로 바꾸어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하나님 앞에 얼마나 선한 사람인지 증명하려고 금식할 생각이라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24쪽)

 

 

 

살아 있는
기도를 하고 싶다면

 

루터와 이발사
R. C. 스프로울 지음 / T. 라이블리 플루하티 그림
홍종락 옮김 / IVP 펴냄 / 10,000원

종교개혁자 루터와 ‘이발사’의 만남이라니, 제목부터 흥미를 자극한다. 매일 밤 기도하지만 가끔은 기도가 천장에 막힌 것 같다며 답답함을 토로하는 이발사 페터는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를 만나면서 주기도문, 십계명, 사도신경을 활용하여 깊이 기도하는 방법을 배운다. 특히, 루터의 ‘간단한 기도법’에 대해 듣고 나서는 눈이 번쩍 뜨인다. 역사적 일화에 세밀한 상상력과 아름다운 그림이 곁들여진 이 책은 자녀에게 바른 기도의 세계로 안내하는 길잡이면서, 날마다 풍성한 기도를 누리고 싶은 누구에게라도 반가운 선물 같은 책이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하나님과 성경과 교회 생활에 대해 아주 어려운 질문을 던지곤 하지만,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묻지 않아요. 더 깊이 기도하고 싶으시다니 제게는 더없이 기쁜 일입니다. 제 연구실로 돌아가서 생각해보고, 페터 선생님의 기도생활을 도울 만한 실제적인 방법을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19쪽)

 

 

 

“인생파 철학자” 장켈레비치,
죽음에 대해 말하다

죽음에 대하여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 대담 / 변진경 옮김
돌베개 펴냄 / 12,000원
20세기 프랑스 철학계의 독창적인 철학자로 평가받는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의 ‘죽음’에 대한 네 편의 대담. 2차 대전 중 레지스탕스에도 참여했던 저자는 당대 프랑스 사상의 주류이던 마르크스주의나 구조주의와는 거리를 둔 채 ‘죽음’ ‘아이러니’ ‘시간성’ 등을 주제로 독창적인 사상을 펼쳤으며, 사고와 행동의 일치를 중시하여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와 반유대주의 비판에 힘을 쏟았다. 이 책은 장켈레비치의 주저 중 하나로 평가되는 《죽음》의 대중적 버전인 셈이다.

2인칭 죽음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서 1인칭 죽음과 3인칭 죽음 양쪽에 접해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철학적 경험입니다. 2인칭 죽음은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비개인적이고 익명적인 죽음도 아니고, 나의 죽음도 아니면서 나의 죽음과 가장 유사한 죽음입니다. 죽는 것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이므로 나는 계속 살아가게 됩니다. 나는 그가 죽어가는 것을 볼 수 있고, 그의 죽은 모습을 보게 됩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죽음이지만 바로 그 사실이 내가 그 죽음과 더 가까운 관계를 맺게 합니다. … 죽음에 관한 철학은 우리 곁의 가까운 사람으로 인해 이루어집니다.(16~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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