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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마음 안다면, 통일 기도 멈출 수 없죠”
[323호 레드레터 크리스천] ‘통일 기도’의 사람, 박예영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
[320호] 2017년 06월 28일 (수) 14:18:01 이범진 기자 poemgene@goscon.co.kr
   
▲박예영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 ⓒ복음과상황 오지은

올해로 설립 4년 차를 맞은 통일코리아협동조합(이하 ‘통일쿱’)은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이 만든 협동조합이다. 최근 임명된 서훈 국정원장도 조합원이었고, 초대 이사장은 배기찬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이었다. 각계각층 통일 운동에 앞장서온 조합원 삼백여 명이 활동중인 통일쿱은 통일 관련 아카데미와 콘서트를 열고, 계간지 〈통일코리아〉와 인터넷신문 〈유코리아뉴스〉를 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장터’를 활성화하여, 탈북민 생산 제품의 유통망을 확장하는 중이다. 조만간 북한 제품 판매도 이뤄질 예정이다. 

통일쿱을 꾸려나가는 박예영(42) 이사장은 15년 전 탈북한 이래, 줄곧 신학 공부와 중보기도 사역을 해오다가 이사들로부터 리더십과 추진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남편과 함께 컵밥집을 운영하면서 경영전문대학원을 다니는 박 이사장은 통일쿱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이미 온 통일’을 살아가는 이들을 어떻게 융합할 것인지가 주요 관심사다. 그래서 박 이사장의 기도와 신학, 경영의 초점은 오롯이 ‘통일’로 모인다.

―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소개를 시작해야 할까요? 저는 북향민(北鄕民)이고요. 2002년 7월에 남한에 왔으니까, 만 15년이 되었네요. 남한에 온 지 3년 뒤부터 10년간 중보기도 사역을 했어요.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사람들의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2005년부터 중보기도 사역을 시작했죠. 2006-2007년에는 자살을 시도하는 아이들을 만나 돌보는 사역도 했어요. 2008년부터 5년 동안은 ‘NK100일 중보기도’라고 새 코리아(New Korea)를 위한 100일 기도회를 했어요. 후에 ‘NKB’(New Korea Builders)라고 단체명을 바꾸어 기도 사역을 했지요. 주 6일, 100일 동안 수십 명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청년들과 함께 기도 책자도 만들어 출간하고요. 2012년 7월부터는 ‘통일을 살자’라는 주제로 기도회를 열었어요. 그때는 이 표어가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많이들 쓰더라고요. 통일은 준비하는 게 아니라 ‘사는 것’이라는 응답을 하나님께서 주셔서, 기도의 목적도 기도만 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통일을 살게 해달라는 것으로 바뀌었어요. 그리고 이곳 ‘통일쿱’ 이사장으로 일한 지는 1년밖에 안 되었어요.

― 기도 사역을 오랫동안 해오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기도를 하신 건가요?
예수전도단 제자훈련학교(DTS, Discipleship Training School)와 중보기도학교를 다니면서 다시 한 번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중보기도에 대한 소명을 받았어요. 그곳에서 배운 대로 8대 영역(정치, 종교, 문화, 매스컴, 가정, 교육, 경제, 과학)을 놓고 기도하는 것이 기도의 전략이 되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정보도 있어야 하고, 공부도 필요했어요. 그런데 북한뿐 아니라 남한도 변화해야 할 부분이 많음을 남한에서 살수록 더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남한과 북한의 8대 영역을 함께 놓고 기도하기 시작했죠.

― ‘남한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영역별로 깊이 기도하다 보니 부패와 죄가 너무 잘 보이더라고요. 모든 영역의 죄들이 전부 맘모니즘에 뿌리내리고 있었어요. 특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그런 죄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이미 이전부터 누적되어온 죄들이라고 봐요. 모든 분야에서 맘몬을 숭배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결과 아닐까요?

― 탈북민으로서 남한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더군다나 보수 정권 아래에서는요.
일부 탈북민들과 언론의 집중 공격이 있었어요. 2012년에 《통일코리아를 세우는 100일 기도》를 펴냈다가 “양비론이 ‘종북’보다 더 위험한 것이다”라는 비판에서부터 “탈북민으로 위장한 간첩 아니냐”는 식의 공격을 받았죠. 그런 공격들도 하나의 관점으로 존중하려고 애를 썼는데, 그때 저를 공격했던 유명한 크리스천 기자가 국정원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었다는 게 최근 언론을 통해 밝혀졌어요. 속상하더라고요. 기껏 국정원 끄나풀 역할을 하느라 뱉었던 말이었다니…. 허무하더라고요. 더 놀라운 건 그러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십자가’ 운운하며 고난받는 사람 코스프레를 하고 있어요. 안타까운 일이죠.

   
▲ 통일 기도 사역자로서 수백 번 넘게 강의해온 박예영 이사장. '오테레사'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진: 박예영 제공)

― 통일 관련 기도하는 분들은 좀 ‘과격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도해봤더니 곧 전쟁이 난다고 예언한다거나….
극성맞은 분들이 주도권과 상징성을 가져가서 그래요. 물론 그분들 하는 기도나 말씀이 다 틀린 것은 아니니까 무조건 배척할 필요는 없겠지요. 제가 아는 분도 통일 관련해서 유튜브 검색하면, 이념적으로 많이 치우치거나 이상한 소리 하는 사람들의 강의가 제일 위에 뜨고 조회수도 높다고 속상해하시더라고요. 남한과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통일에 대한 지식 기반이 취약한 사람들이 그런 영상을 보게 되면 곧이곧대로 믿게 되거든요. 분별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거죠. 비본질이 본질을 가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성경적이고 건전하게 기도하는 분들이 영상도 자주 올리고 목소리를 더 내면 좋겠어요. 통일쿱도 더 분발해야겠죠.

― 우문(愚問)이지만, 기도하면 무엇이 바뀌나요?
기도는 실제적인 영적 전쟁입니다. 기도를 쉬면 사탄의 영역이 확장되고, 기도하는 만큼 하나님 나라는 확장됩니다. 이것은 진리예요. 하나님 마음을 알게 되면 기도를 멈출 수 없죠. 개인적인 고백을 하자면, 기도 사역을 한 번 멈춘 적이 있는데 2014년 3월이었어요. 석사 논문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 기도를 멈췄는데, 한 달 뒤 세월호 참사가 났어요. 중보기도 사역자로서 엄청난 죄책감이 밀려들었어요. 팽목항으로 이끄시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그곳으로 갔고 결국 휴학하고 기도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때 응답 주신 것이 ‘사람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라’는 거였어요. 세월호 참사의 근간은 올바른 리더십의 부재가 낳은 결과임을 알게 하신 거죠. 모든 세대의 회복을 위해 10대부터 70대까지, 각각 열흘 동안 70일 동안 기도회를 열었어요. 10대를 위해서는 세월호 아이들을 떠올리며 안산에서 기도했고요. 20대를 위해서는 대구에서 했어요. 대구 지하철 참사 때 청년들이 많이 죽었잖아요. 그렇게 서울, 광주, 강원도, 제주 등 돌아다니며 세대별 회복 기도회를 드렸어요. 중간에 가슴 아픈 소식도 들었어요. 제 동생이 북한에서 강도들을 만나 뭇매를 맞고 하늘나라로 갔다고요. 그 소식을 8월에 들었는데,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4월에 그렇게 되었다고요.
기도는 하나님의 마음을 이 땅에 이루어가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고, 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어요.

― 기도 사역을 주로 해오셨는데, 현재는 통일쿱의 이사장을 맡고 계십니다.
그러게요. 이사장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2013년 11월 처음 출범할 때, 배기찬 이사장님이 연락하셔서 북향민 대표로 활동해달라고 해서 이사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협동조합이 뭔지도 몰랐는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해서 ‘그럼 난 기도를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참여했어요. 그런데 2015년 10월 말경 대학원 논문을 쓰고 있는데 이사회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저보고 차기 이사장을 맡아달라고요. 물론 말도 안 된다며 거절했죠.

   
▲ "하나님께 입버릇처럼 ‘언제까지 기도만 하게 하실 겁니까, 저를 현장으로 보내주세요’라고 기도했거든요. 훗날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 ‘통일쿱’이었나 싶더라고요." ⓒ복음과상황 오지은
   
▲ 올해부터 계간지의 별책부록으로 기도자료집을 발행한다. ⓒ복음과상황 오지은

― 어떻게 이사장직을 받아들이게 된 건가요?
갑자기 그런 제안이 오니까 많이 당황했었죠. 그런데 이사님들이 제가 이사장을 해야 하는 이유로 네 가지를 말씀하셨다고 해요. 리더십과 추진력이 있고, 북한 출신이면서 기도하는 사람이라는 이유였어요. 저는 기도 사역을 하면서 가장 매력 있게 바라본 사람이 느헤미야였어요. 기도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성벽 세우러 현장으로 가서 그 일을 해냈던 인물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하나님께 입버릇처럼 ‘언제까지 기도만 하게 하실 겁니까, 저를 현장으로 보내주세요’라고 기도했거든요. 훗날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 ‘통일쿱’이었나 싶더라고요.

결정적으로는 마태복음 25장의 말씀을 주셔서 제가 이 직임을 맡아야 할 분명한 당위성을 발견하게 하셨어요. ‘열 처녀 비유’ ‘달란트 비유’ ‘양과 염소 비유’가 나오잖아요. 이 비유들이 여섯 가지 키워드로 제시되고 하나의 이야기로 꿰어지더라고요. ‘깨어있으라. 기름을 준비하라. 기름을 가지고 경영하라. 경영하여 이윤을 내라. 이윤을 낸 것으로 이웃에게 나누어라. 그것으로 심판하리라.’ 나에게 주신 분깃으로 통일쿱을 잘 경영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하지 않은 것이 나에게 하지 않은 것이라 말씀하시잖아요. 그러니 열심히 경영해서, 반드시 이윤을 내어 작은 자들과 나눠야죠. 나누지 않으면 천국에 못 간다는 말씀이잖아요. 이 삶을 내가 살아야 할 때이구나, 운명처럼 그렇게 수락하게 되었네요.

― 북한 출신이면서 기도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리더십과 추진력은 어떻게 알아보셨던 걸까요?
통일쿱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통일코리아〉의 구독자를 제가 가장 많이 모집했거든요. 기도회나 특강 다니면서 강의가 끝나면 늘 정기구독자를 모집했어요. 한 번에 10명 이상 받은 적도 있고요. 아마 그런 걸 보면서 추진력을 보신 것 같아요.
 
― 그런 추진력의 비결이 있나요?
통일쿱은 3년 차 때 매우 어려워졌어요. 2015년 1월 어느 날인가 어려워지는 통일쿱을 생각하며 마음이 아파 ‘어떡하지?’ 하고 중얼거리고 있었어요. 그간의 여러 통일 운동 단체들이 늘 거창하게 시작해서 유명무실해지거나 없어지는 사례들을 보아왔거든요. 그런데 그때 ‘너는 최선을 다했니?’라는 성령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어요. 이사로서 아주 부끄러웠고 할 말을 잃었어요. 그리고 기도하는 가운데 며칠 굶은 아기를 업고 다니는 엄마가 보였어요. 굶은 아기를 업고 다니는 엄마에게는 부끄러움도 지켜야 할 체면도 없어 보였죠. 오직 아기를 먹여 살리기 위한 하나의 목적 외에는요. 그런데 통일을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이 지금 그 ‘어미의 심정’이라는 겁니다. 한반도를 살리기 위해 남북통일을 하나님께서 절박하게 원하신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더러 ‘통일을 위해 이제 네가 구걸을 해다오’라고 하시는 거였습니다. 저는 오래전에 나름 세웠던 원칙이 있었어요. 그것은 ‘하나님 일을 하면서 절대로 구걸하지 말자’였습니다. 왜냐하면 모두 하나님 나라에 가서 자신이 한 만큼 상급을 받을 터인데 왜 굳이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하면서 구걸을 해야 하냐는 논리였어요. 그런데 하나님은 제게 ‘남한 사람들이 통일에 관심이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들은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살아보지도 않았고, 굶어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통일에 대한 절실함이 없다, 그건 네가 이해를 해야 한다’라며 달래시는 겁니다. 그때부터 열심히 〈통일코리아〉 정기구독자 모집에 열중했죠. 하나님이 원하시는데 더 이상 뭘 주저하겠어요. 제게 비결이 있다면, 그 원동력은 늘 ‘하나님 마음’이 ‘나의 마음’이 될 때인 것 같아요.

― ‘통일쿱’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주시죠.
다양한 영역과 지역에서 ‘이미 온 통일’을 살아가는 다양한 세대가 ‘협동조합’이라는 틀로 모인 곳입니다. 통일을 살아내는 일을 거시적으로나 미시적으로 구현해내는 게 목적이죠. ‘미디어 부문’에서는 인터넷신문 〈유코리아뉴스〉, 계간지 〈통일코리아〉를 발행하고 있고요. ‘연구·교육 부문’에서는 북향민과의 만남과 음악, 짧고 임팩트 있는 통일 강의를 접목한 ‘찾아가는 통통콘서트’를 개최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갈등의 골이 깊었던 국가나 지역을 순회하며 아카데미를 접목하는 계획도 갖고 있고요. 요즘은 ‘사회적 사업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어요. 특별히 ‘통일쿱 장터’를 활성화하는 중인데요. 북향민들이 만드는 제품을 유통하는 일을 중심으로 꾸리고 있어요. 제품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고요. 이외에도 통일을 지향하는 남한 분들의 제품도 유통하기 위해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양해 각서) 체결이 진행 중이고요. 앞으로는 북한산 제품을 유통하기 위해 실질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중입니다.

   
▲ 통일쿱 온라인 장터

― ‘통일쿱 장터’에 특별히 공을 들이는 이유가 있나요?
무엇보다 북향민 사업가들의 자립을 위해 판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컸고요. 또한 통일 이후 남북의 가교 역할을 할 ‘미래의 사업가’들을 세워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장터’가 활성화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통일을 앞당기는 소비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거고요. 물론 통일쿱이 영리조합이기 때문에 장터를 통해 재정을 안정시키고, 가능하다면 일자리 창출도 하고 싶습니다.

― 기도 사역을 하다가 경영을 맡게 되셨는데 어렵지는 않으세요?
타이밍이 참 기가 막혀요.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셔서 아주대 경영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요. 북향민 장학금 제도를 만들어주셔서 다행히 공부하는 데 어려움은 없어요. 신학만 10년간 공부한 제게는 생소한 학문이지만, 현장을 생각하면 적용이 되니까 무척 재밌어요. 세상이 더 잘 보이더라고요.

― 남편이 사무실 근처에  컵밥집을 운영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맞아요. ‘아리랑노점’(숙대점)을 운영하고 있어요. 남편은 목사이고 개척 4년 차로 목회를 해왔는데, 1년 전에 창업을 했어요. 사실 제가 통일쿱 이사장을 맡으면서 비즈니스모델로 한번 해보자고 제안한 것이 계기였어요. 그간 목회를 하면서 북향민들의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직접 보아왔거든요. 우리 부부가 북향민들의 창업과 취업의 길을 열어주려면, 직접 창업을 해서 현장을 피부로 경험해봐야 한다는 취지로 어렵게 돈을 빌려 시작했어요. 그래서 초창기 통일쿱의 비즈니스 비전으로 제가 제시했던 것은 ‘북향민 사업가 인큐베이팅’이었고요. 다행히 1년 만에 ‘숙대 맛집’으로 알려졌고, 수익은 통일쿱과 북향민들 후원하는 데 거의 쓰이고 있어요.

― 앞서 논문에 관한 언급을 몇 번 하셨는데, 다 쓰신 거죠?
그럼요.(웃음) 석사논문이었는데요. 주제는 ‘탈북민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체험에 관한 연구’예요. 북향민들이 3단계의 신앙체험을 거치는 것을 밝히는 게 연구 목적이었어요. 감신대에서 공부했고, 지금은 웨슬리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박사과정(D.Min)을 밟고 있어요.

― 기도, 신학, 경영 분야를 두루 경험하고 계시네요.
따라가느라 벅차요. 지혜롭게 잘 감당해야 할 텐데…. 일단 통일을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영역에서 ‘이미 온 통일’을 살아가는 이들을 어떻게 네트워크하고 융합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서 기도하고, 신학하고, 경영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 컵밥집을 운영 중인 남편 김승근 목사와 함께 ⓒ복음과상황 오지은

― 물질에 쪼들리면 보통 마음도 작아지잖아요. 그럴 때 마음을 붙들어주는 말씀이 있나요?
제게 그런 말씀은 산상수훈이에요. 특히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는 말씀을 붙잡고 있고요. 그리고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딤전 6:7~10)라는 말씀도요. 저의 재정관은 이 두 말씀으로 정립되어 있어요. 심플하죠? 

― 성경은 심플하게 답을 주지만, 현실에서는 자기 소유를 공익을 위해 흘려보내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나 물질주의가 만연한 분위기에서는요.
남한 사람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 기본적으로 DNA 속에 자본주의 요소가 배어 있는 것 같아요. 통장에 돈이 없으면 엄청 불안해하더라고요.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말씀을 믿고 그대로 살면 되는데 그렇게 못하는 것 같아요. 외양간 송아지 없어도 여호와로 인하여 즐거워하는 것이 진짜 신앙이잖아요.

― 그런 신앙을 어떻게 갖고, 유지할 수 있을까요?
걸음을 내디뎌야 하는 것 같아요. 2007년 초였어요. 자살을 시도했던 분들을 돌보다가 탈진해서 보름 동안 시간을 내어 속초로 가서 멍 때리며 지냈어요. 그때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뜬금없이 ‘십의 오조를 헌금하라’고 하시는 거예요. 50만 원도 안 되는 생계비에서 십의 오조라니, 참 어이없다는 마음이 순간 들었어요. 따졌죠. “하나님, 십의 오조가 아니라 십의 십조도 드릴 수 있는데, 중요한 건 십의 오를 드리면 난 뭘 먹고 삽니까?” 그랬더니 제 마음에 ‘내가 어떻게 채우나 봐라’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집으로 돌아와 십의 오조를 헌금하고 나머지는 세금 빠져나가도록 통장에 넣고 생활비 0원을 만들었어요. 이후 놀라운 일이 연속해서 일어났죠.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옷과 물질이 흘러들어오더라고요. 그렇게 살면서 깨달았어요. 얼마를 헌금해도, 내가 먹고사는 건 똑같구나. 이것이 하나님 나라 경제의 원리구나.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 나머지는 그분이 책임지시는구나. 이런 삶의 경험이 쌓여야 신앙도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떤 분은 헌금 액수가 적으니 가능하다면서, 액수가 커지면 어렵다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에 결코 동의하지 않아요. 액수가 많든 적든 다 하나님의 것인데 그게 어떻게 액수와 상관이 있겠어요? 10억 원의 오조를 내라고 해도 얼마든지 기쁘게 드릴 수 있어야지요.

― 팍팍한 현실이 가져오는 두려움이 그런 신앙 결단을 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 같아요.
가장 영적인 것이 가장 현실적인 것이고, 가장 현실적인 것이 가장 영적인 것이잖아요. 삶에서 믿음으로 도전하지 않고 영성이 생길 리 없는데, 우리는 잘 도전하지 못하는 듯해요.

― 하나님이 정말 채워주시던가요?
어떤 통로로든 채워주세요. 그러면 또 떼어서 나누고요. 저는 이때부터 ‘유통’(流通)이란 언어는 사실 ‘하나님 나라의 경제원리’에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어요. ‘유통’은 ‘참 하늘의 언어’라고 마음에 새기게 되었는데 이제 더욱 실제적인 ‘유통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네요.(웃음) 낮아진 곳은 메우고, 높아진 데는 깎는 것 같고요. 이런 경험을 계속하다 보니까, 돈이 없어도 마음이 요동치지 않게 되었어요. 물론 경영을 하다 보니 돈이 좀 있어 보이는 사람들에게 저도 모르게 순간순간 마음이 굽실거리고 친한 척하게 되는 걸 발견해요.(웃음) 그럴 때마다 ‘정신 차리자!’ 하고 스스로 단속하죠. 빈부에 상관없이 하나님의 눈으로 사람을 대하려고 노력해요.

― 기도에 관한 질문을 계속 드리게 되네요. 그동안 영역별 기도를 쭉 해오셨는데, 가장 기도가 많이 필요한 영역은 어디인가요?
모든 영역이 다 절실한 것 같아요. 모든 영역의 초점이 ‘사람을 사람답게 세우는 것’에 맞춰져야 해요. 패러다임의 전환이겠죠. 굳이 가장 변화가 시급한 영역을 꼽자면, 종교 영역이겠지요. 특별히 교회가 제대로 살아나야 해요.

― 기도가 가장 필요한 영역이 ‘교회’라니, 예상은 했지만 슬프네요.
요즘은 교회가 더 세속화되다 보니 너무 부끄러워요. 교회 유지와 확장 패러다임을 버리고,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인간성 회복에 관심을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어떻게 먹고 살까?’ 고민하는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삶을 일깨워주는 교회가 되어야겠지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통일에 관심 기울이는 교회, 통일을 사는 그리스도인이 많아질 거예요. 그렇게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다워지면 좋겠어요.

 

■ 통일쿱 장터 이용 및 조합원 가입 : www.unitedkoreaco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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