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호 커버스토리]

▲ <터기리마을신문>

턱거리 사람들과의 만남
저녁 어스름이 내리자 마을의 집들에 하나둘씩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베란다 창밖으로 보이는 마을은 조용하고 한적해 보인다. 하지만 집집마다 처한 시간들은 모두 다를 것이다. 어느 집에는 저녁을 준비하며 밥상머리에 둘러앉은 가족도 있겠지만, 어느 집에는 아버지의 술병을 뺏는 엄마의 넋두리에 불안한 눈빛을 보내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엄마가 없는 9살 지훈(가명), 7살 영훈(가명) 형제의 아버지는 오늘도 밤늦게 돌아올 것이고, 아이들은 라면 하나에 식은 밥을 말아 넣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1월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바람에 걷기조차 힘들어진 김남수(가명) 할아버지는 오늘도 다리를 질질 끌며 병원에 다녀오셨을 것이다. 남편이 죽고, 연락이 끊긴 자식들을 그리워하며 혼자 살아가는 노기옥(가명) 할머니가 경로당에서 돌아오실 시간일 것이며, 거동이 불편해 열댓 평 되는 집에서도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구미자(가명) 할머니는 오늘도 ‘나눔의 집’에서 배달해준 반찬 뚜껑을 열고 있을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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