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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의 ‘기독교’ ‘사회’ ‘운동’
[337호 커버스토리]
[337호] 2018년 11월 27일 (화) 16:41:02 정인곤 goscon@goscon.co.kr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새 정부 역시 실망을 주고 있다.”

10월 말, 촛불혁명 2주년 행사에선 개혁의 속도가 더디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공감되는 부분도 있지만 좀 성급한 평가라는 느낌을 받는다. 2016년 10월 JTBC ‘최순실 태블릿PC’ 보도가 변곡점이 되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 2017년 5월에 조기 대선을 치르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그리고 1년 6개월여의 시간이 흘렀다. 눈 감고 생각해보면 손에 꼽히는 대형 사건들이 수십 가지 떠오른다. 어떤 곳은 급물살이 치고 어떤 곳은 흐름에 비켜 있는 것 같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급격한 변화가 진행 중인 것은 틀림없다.
 
기독교 사회운동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려면, 먼저 2018년 한국 사회 흐름을 살펴봐야 한다. 올해 한국 사회의 큰 변화로 최저임금 인상, 미투운동, 남북정상회담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생활경제 기준선의 상승이었고, 이는 연속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미투운동은 사회문화적인 문법과 관행을 바로잡아가는 운동이다. 여성의 경제력 획득, 1인 가구의 증가 같은 변화와 맞물리며 더 큰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에 무려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다. 70여 년 분단의 시간을 고려할 때 남북관계가 급진전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 기독교는 한국 사회의 큰 흐름의 영향 속에서 급변을 겪고 있다. 2018년, 한국 기독교에 점수를 준다면 얼마나 줄 수 있을지 비관적이다.

최저임금 인상, 미투운동, 남북정상회담
연초부터 최저임금 논의로 떠들썩했다. 2017년 비해 16.4%가 올라 최저시급이 7,530원이 되었다. 내년에도 올해보다 10.9% 올라 8,350원이 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리는 지난 7월엔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나 소상공인연합회 집단행동이 이슈가 되었다. 대통령이 직접 2020년 최저시급 1만 원 공약을 사실상 지킬 수 없게 되었다는 공식적인 사과도 있었다. 최저시급 1만 원이 되었을 땐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경영자 입장에선 인건비 상승이 부담되겠지만 사회 전반에선 경제 구조가 바뀌는 연속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노동자의 손해와 양보를 전제한 경제 구조가 청산되는 과정에 있다. 청년수당 같은 청년복지정책, 기본수당과 같은 전환적 정책들과 맞물리며 더 큰 파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미투운동은 어떤 점에선 예상하지 못한 큰 이슈였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곳곳에서 여성주의 운동이 활성화되다가 갑자기 전국적인 이슈로 솟아올랐다. 결정적인 계기는 1월 말 서지현 검사의 폭로였다. 이후 미투운동은 문학계, 연극계, 영화계 등 사회문화 전반에 퍼져나갔다. 서지현 검사는 성추행 가해자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신앙 간증을 듣고 폭로를 결심했다. 이어서 고은 시인의 성추행이 폭로되었다. 연극인 이윤택의 장기간에 걸친 성폭행도 폭로되었다.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사실도 큰 충격을 주었다. 일련의 흐름은 과거의 성폭력 사건을 과거가 아니라 ‘현재 사건’으로 호출하고 있다는 특징을 띤다. 마치 역사 청산의 과정처럼 그동안 은폐되고 누적된 성폭력 사건들이 다시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권력형 성폭력 청산이다. 한국 기독교에서도 권력형 성폭력 청산이 진행 중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선수팀 참가는 남북 화해 분위기의 신호탄 같았다. 2017년에 4월과 8월, 10월 전쟁위기설까지 나돌았던 사실을 고려한다면 엄청난 반전이었다. 남과 북의 정상은 4월 제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판문점에서 만났다. 북미정상회담 성사가 불투명해지자 한 달 만에 두 번째 정상회담이 열렸다. 세 번째 정상회담은 9월, 평양에서 진행되었다. 역사상 최초로 북미정상회담도 6월, 싱가포르에서 성사되었다. 남북관계는 동북아를 넘어 미중러 관계 등 세계 강국의 국제역학에 크게 좌우된다. 만약 동북아 평화체제로 나아간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세습, 종교인 과세, 미투운동
한국 기독교의 2018년 최대 이슈는 명성교회 세습이었다.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이었다. 그러한 탓에 2017년 말, 명성교회 세습 사건이 벌어지면서 자괴감과 부끄러움은 더 컸다. 명성교회의 세습은 상당히 치밀하게 추진되었고 무엇보다 교단 세습방지법이 있는데도 보란 듯이 강행되었다. JTBC에서 이를 발 빠르게 보도했고 사회적 비난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명성교회가 속한 노회에서 세습을 승인했고 교단 총회 재판국에서도 편들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MBC 〈PD수첩〉에서는 명성교회 비자금이 800억 원에 달한다는 방송을 내보낸 바 있다. 전직 두 대통령도 범죄사실로 재판장에 서고 유죄 선고를 받는 2018년 한국 사회에서조차 대형교회와 그 교회 담임목사의 권력은 건재하다.

명성교회는 김삼환 목사가 1980년에 개척한 교회인데, 버스 종점 지역이었던 강동구 명일동 일대의 개발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자 교인들도 늘었다. 다른 대형교회의 1세대들이 세습한 것처럼 명성교회와 김삼환 목사도 세습을 강행했다. 2013년에 만들어진 교단 세습방지법을 큰 걸림돌로 생각했을 것이다. 김삼환 목사는 은퇴를 앞두고 명성교회와 10분 거리에 새노래명성교회를 건립해서 아들 김하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앉혔다. 후에 두 교회를 합병해서 결과적으로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담임목사가 되게 했다. 세습방지법을 교묘히 무력하게 만든 편법 세습이다. 김하나 목사는 몇 년 전 세습을 거부하는 발언도 하였으나, 논란 중에는 아무 입장도 내놓지 않다가 마치 마지못해 세습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고, 지금은 세습 굳히기에 들어갔다.

서울동남노회에는 친명성교회 세력이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도록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예장통합 총회에서는 세습방지법이 유효하나 명성교회 세습에 관해서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세습 반대 여론에 힘입어 10월 총회에서 총대들은 세습을 용인한 노회의 결정, 총회 재판국의 판결 모두를 거부하고 명성교회 세습이 잘못된 것이라고 결의하였다. 명성교회 편법 부자세습 문제가 일단락된 것이다. 전후 과정을 돌이켜보면 한국 기독교의 자정 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명성교회 세습의 경우에서처럼 교회 내 노력만으로는 안 되고 일반 사회 언론의 지원을 받아야만 하는 게 현실이다.

반성경적이고 비윤리적인 교회 세습에 대해 반대 운동을 꾸준하게 해온 곳은 교회개혁실천연대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교회개혁운동을 해온 이들이 모여 2002년에 설립하였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각 교단 총회에 참관해오면서 교단 감시와 견제를 해왔으며, 교단과 노회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문제들을 제기해왔다. 이런 활동을 기반으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를 2012년에 출범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바른교회아카데미, 교회2.0목회자운동 등도 함께 힘을 모아 활동하고 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조사에 따르면 2013-2017년에 제보를 받아 확인한 결과 직계세습 98곳, 변칙세습 45곳에 이른다. 갈 길이 멀다.

종교인 과세는 대단히 중요한 흐름인데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어떤 점에서 종교인 과세는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데도 말이다. 종교인 과세가 2년의 유예 기간을 지난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여전히 종교인 과세를, 세무조사 등 국가기관의 종교기관 통제로 프레임을 짜고 반발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교회 현실에서는 부교역자들이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려 있다. 조세형평성 문제를 떠나서 교회 공동체가 교회 안 약자를 돌보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니, 교회의 건강성을 돌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한국 기독교 개혁운동으로서 교회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운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혁적 교회를 추구하는 교회2.0목회자운동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복교연), 작은교회운동을 펼치고 있는 생명평화마당, 마을을 섬기는 교회 사역을 알리는 목회멘토링사역원 등의 활동이 있다. 1990년부터 시작한 전국 신학교 공동체 모임 연합회는 2010년 한국공동체교회협의회로 재창립하여 공동체운동을 하고 있다. 한국공동체교회협의회는 공동체지도력훈련원과 함께 매해 여름 한국공동체교회 한마당잔치를 열고 있다.    

한국 사회의 미투운동과 발맞추어 한국 기독교 내 교회 미투운동도 활발하다. 2010년, 전병욱 목사의 성폭력 사실이 드러나 교회 안팎으로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 운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이어졌고, 노회에서도 이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 전병욱 목사는 사임했으나 약속한 치료 기간을 어기고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기에 이른다. 전병욱 목사 경우처럼 남성 목회자가 직책과 권위를 이용한 성폭력 사례가 올해도 여러 건 전해졌다. 〈뉴스앤조이〉 보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다양한 이유로 가해자를 보호 혹은 비호하는 방식으로 사건이 전개되었다. 반면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흐름도 꾸준히 있어 왔다.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는 교회문제 상담을 통해 피해자들을 만나왔고, 2014년엔 성평등위원회를 만들었다. 2018년에는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만들어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기독교여성상담소 등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상담과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2017년 상반기부터 ‘믿는페미’라는 모임이 생겨 팟캐스트 방송과 책모임을 하고 있다. 이들은 교회 내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 문화, 남성 목회자 중심 문화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기독교가 주도한 흐름: 가짜뉴스 생산과 유통
기독교에서 주도하고 있는 흐름도 있는데, 안타깝게도 다분히 보수적인 주제에 한정되었다. 그중 하나는 동성애 이슈다. 올해 퀴어문화축제는 서울, 대구, 부산, 광주, 전주, 제주에서 각각 열렸다. 지역마다 규모 차이가 있지만 꾸준하게 규모가 커져가고 있다. 반동성애집회 또한 점점 더 적극적이고 조직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흐름과 비슷하게 교단에서도 반동성애 관련 움직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8개 교단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들은 2017년 9월에 ‘임보라 목사가 이단적 주장을 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임보라 목사가 퀴어신학을 하고 성소수자운동과 연대해온 것이 이유였다. 올해 9월, 예장측 두 개 교단(백석대신, 통합)이 임보라 목사와 퀴어신학이 이단이라고 결의하였다. 반동성애 흐름이 조직화되고 공식화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기장 총회에서는 ‘이단몰이를 중단하라’고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기독교가 주도하는 또 다른 이슈는 ‘난민’이었다. 난민 이슈가 4월 즈음 갑자기 제기되었다. 올해 초반, 제주도에 들어와 머물고 있는 예멘 난민이 400여 명에 이르게 되고, 이들이 제주도 바깥으로 나가지 않도록 제한당하게 된다. 이런 내용이 보도가 되면서 예멘 난민 이슈가 떠올랐다. 정부 당국이 대책을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제주난민대취위에서는 숙식 자체가 어려운 난민을 지원했다. 2011년 설립된 공익법센터 ‘어필’도 난민, 무국적자, 인신매매 피해자 등을 돕고 있다. 그러나 돕는 손길보다 더 크고 빠른 속도로 난민 자체를 배타하는 가짜뉴스가 기독교 안팎으로 퍼져나갔다. 2018년, 난민은 우리에게 가짜뉴스와 함께 다가왔다.   

2018년 기독교 사회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통인지도 모른다. 지난 9월 말, 〈한겨레〉는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특집기사를 냈다. (본지는 325호〔2017년 12월호〕 커버스토리 “‘카톡교’와 가짜 뉴스”를 통해, SNS를 이용해 허위조작정보를 퍼뜨리고 전파하는 ‘대안 우파’의 대표 집단이 되어가는 한국 개신교계의 현실을 다룬 바 있다.-편집자) 두 달 남짓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유튜브 채널과 카카오톡 채팅방을 분석한 결과, ‘에스더기도운동본부’라는 기독교 단체가 배후로 떠올랐다. 이곳은 2007년 창립한 중보기도운동 단체로 다소 보수적 입장을 가지고 활동한 곳이다. 그런데 이번에 드러난 것은 단지 종교적 보수 입장이 아니라 보수정치 세력과 깊이 연계되어 있고, 가짜뉴스를 조직적으로 생산, 유포해왔다는 점이었다. 에스더기도운동본부는 밝은인터넷세상만들기운동본부,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 등 기관을 세워 ‘인터넷 사역자’ ‘미디어 선교사’ 등 소위 ‘댓글 부대’를 운영해왔던 것이다. 이들은 성소수자, 난민 등 사회적 약자나 문재인 정부와 진보정당에 대해 가짜뉴스를 생산·유통하면서 극우 보수 흐름을 주도해왔다.  

에스더기도운동본부 사례의 뿌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광장에서의 시국집회와 기도회라고 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와 386세대를 견제하겠다는 취지로 ‘기독교사회책임’이라는 뉴라이트 단체가 2004년에 만들어졌다. 광화문 광장에선 반핵반김 집회(기도회)가 진행되곤 했다. 보수적 입장을 갖는 것과 그것을 중심으로 조직화되어 집회를 해가는 것은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 광장의 보수가 조직되었고 그 중심에서 기독교가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누가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이용했다기보다는 상호 필요를 통해 역동적으로 엮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특이점은 점차 노년층에서 젊은 층으로 주도 세대가 바뀌어간다는 것인데, 아마도 스마트폰이나 SNS 같은 환경에 친숙한 세대가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독교 사회운동의 현주소
기독청년들의 우경화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극우적 기독청년학생운동’의 활성화라고 해야 할까? 중요한 점은 오랜 기간 기독교 사회운동의 토대가 된 기독청년학생운동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했다는 것이다. 진보적 기독청년학생운동(EYC, KSCF, YMCA, YWCA, 한기연)은 이미 소강 상태 혹은 소멸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고, 대학생 선교단체들조차도 양적, 질적 쇠락에 들어섰다. 지역 교회의 청년대학생 모임 또한 운동성이 사라지고 교제 모임 성격에 그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위기는 기독교 사회운동의 수원(水源)이 말라가고 있다는 데 있다. 기독교 현장에 가면 청년이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어딜 가나 청년들은 있지만, 기독청년학생은 사라지고 없는 게 현실이다.  

기독청년아카데미, 청어람ARMC, 새물결아카데미 등은 기독청년 교육운동 단체로서 제몫을 해오고 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기독인문학아카데미, 카이로스, 기독교정치사회연구소, 새길기독사회문화원에서도 기독청년학생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의 ‘신학아카데미 탈/향’, 옥바라지선교센터의 ‘모두의신학’도 있다. 광주지역엔 ‘숨과쉼 아카데미’가, 부산에서는 일상사역연구소가, 대전에는 성서대전이 활동하고 있다. 부산지역에는 청년대안활동가 양성과정이 있다. 부산지역 기독교인들이 부산온배움터를 기반으로 협력해서 운영한다. 생태운동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청년들을 길러내고 있다. 제주에는 지구마을평화대학이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시국토론회나 학술행사는 종종 있지만, 기독청년학생이 자라는 교육운동이 너무나 부족한 현실이다.
  
기독교 사회운동 지형을 살피다보면, 기독교 사회운동을 어떻게 규정해야 할지에 관한 생각으로 이어진다. 기독교를 표방하는 단체의 운동, 기독교 기반 단체나 기독교인들로 구성된 단체로 한정한다면 기독교 사회운동은 너무나 좁아지고 만다. ‘에큐메니컬’이나 ‘복음주의’로 나누면 조금 쉽게 파악되는 것 같지만, 새로운 흐름의 운동을 기존의 틀 안에 집어넣어야 하는 무리가 발생한다. 기독교 사회운동을 흐름으로 파악하되 ‘장·단기적인 조직화’ 형태로 나아가는지를 기준으로 기독교 사회운동에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사건이나 변화에 대응하거나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가는 것을 중심으로 기독교 사회운동의 흐름을 파악한다면 기독교 사회운동의 현주소가 드러날 것이다.

청년 이슈에 꾸준히 대응해온 곳으로 희년함께-희년은행, EYC의 데나리온 은행 등을 꼽을 수 있다. 희년함께는 헨리 조지의 토지 희년사상을 토대로 오랜 기간 활동해온 곳으로, 최근 몇 년 동안 금융문제에 주목하며 청년자조금융기관인 희년은행을 만들었다. 청년부채 실태조사와 금융상담과 전환대출, 소액대출 등을 하고 있다. 대전지역 사회적협동조합 민생네트워크새벽에서도 청년을 포함한 금융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도 청년층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환경운동 쪽에선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오래전부터 활동해왔고, 올해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이곳에서는 교회 플라스틱 프리 운동도 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활동도 활발하다. 평화운동단체인 ‘개척자들’은 제주 강정과 분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고난함께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운동으로서 성서한국은 기독교 사회운동에서 대단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년마다 전국대회를 해왔고 함께 사회선교활동도 하고 있다. 뉴코리아, 평화한국, 부흥한국 등이 10년 이상 해온 통일비전캠프 또한 기독교 통일운동의 기반을 확대해왔다. 올해 2월부터 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가 진행되는데, 통일 이후 비무장 영세중립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기관으로서 NCCK 인권센터, 기장 생명선교연대도 운동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세월호 참사 진실을 밝히고 유가족을 돕는 활동이 이어져오는데, 여기에 좌우,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기독인들이 꾸준한 참여하고 있다. 기독교 사회운동은 특정 연합단체나 기관이 아닌 세월호 참사로 인해 활성화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공동체운동으로서는 한국공동체교회협의회, 밝은누리, 한국생태마을네트워크 등을 주목할 만하다. 한국공동체교회협의회에는 크고 작은 공동체교회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밝은누리는 하나의 공동체이면서 20여 개 기초공동체들의 연합이기도 하다. 밝은누리는 도시와 농촌에 마을공동체를 이루며 지내고 있다. 한국생태마을네트워크는 전환마을, 공동체마을들이 소통하는 장이다. 기본적으로 생태 의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기독교를 기반으로 하는 곳이 다수다. 기독교 사회운동에서 공동체운동이 가지는 특징은 다음 세대를 길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여러 기관에서 2018년 키워드로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머릿글자), ‘소확행’(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등을 꼽긴 했지만, 그러기엔 우리 삶은 좀 팍팍했다. 평온하기보다는 거칠어질 수밖에 없었다. 차분하기보다는 숨이 가쁠 수밖에 없었다. 최저임금 인상, 미투운동과 남북화해 분위기 등과 맞물리며 한국 기독교도 격동하며 한 해를 보냈다. 현장에서는 치열하게 대응했지만 역동성도 뒷심도 부족했다. 그동안 이룬 성과가 적지 않지만, 가야 할 길이 멀고 먼 것이 사실이다. 그러기에 우리들의 12월은 쉼과 전망을 동시에 도모해야 할 때이다. 

 

정인곤
기독청년아카데미(기청아) 11년차 활동가. 역사와 정치학을 공부했고 기독운동론에 관심 많다. 운동과 일상 간의 괴리가 더 커지지 않도록 마을공동체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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