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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신화’, 팩트 체크
[337호 에디터가 고른 책]
[337호] 2018년 11월 28일 (수) 15:38:15 이범진 poemgene@goscon.co.kr
   
 

우리는 종교개혁을 오해했다

로드니 스타크 지음 / 손현선 옮김
헤르몬 펴냄 / 14,000원

종교사회학자인 저자의 책은 《기독교의 발흥》 《미국 종교 시장에서의 승자와 패자》 《종교경제행위론》 등이 번역·출간됐다. 그는 주로 경제 지표 등 사회과학 렌즈로 종교 현상과 맥락을 분석해왔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2017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종교개혁 신화’(원제: Reformation Myths)를 들여다봤고,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우리가 당연시해온 종교개혁의 신화들은 무참하게 깨어지는데, 내용 때문인지 문체 때문인지 읽는 내내 박진감이 감돈다. 다음은 사회과학의 틀에 올려놓고 그 신화들을 ‘팩트 체크’한 결과 중 일부다. 종교개혁으로 신앙 부흥이 일어났나? 아니다. ‘개신교 윤리’가 자본주의를 발전시켰나? 아니다. 종교개혁이 서구 개인주의를 이끌었나? 상관없다. 교회는 세속화로 침체되었는가? 오히려 성장했다. 개신교가 부흥하면서 가톨릭은 쇠락했나? 아니다, 상호 경쟁으로 성장했다. (관련한 사회과학적 근거들은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신화에 가려졌던, 종교개혁이 불러온 참극도 비중 있게 언급된다. 다음은 루터가 유대인의 활동에 반대하며 제시한 행동 강령(총 7항)이다. ‘첫째, 그들의 회당과 학교를 불사른다. 둘째, 유대인 주거지를 약탈하고 파괴할 것을 나는 권한다. … 넷째, 이 시점부터 랍비의 가르침을 금하고, 이를 어길 시 목숨과 사지를 잃는 고통을 가할 것을 나는 권한다.’ 심지어 루터는 “그들을 도륙한다고 해서 우리가 잘못을 범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루터의 이런 반유대주의 사상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 계획에 사상적 무기가 되었다는 근거들이 제법 많다.

저자의 시선은 종교개혁 당대를 넘어, 지금도 가짜 신화를 유통하며 자기 배를 불리는 무리들로 향한다. 일례로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핵심 논지(개신교 윤리와 산업 자본주의의 상관관계)가 완전히 무너졌음에도, 국제사회학협회(ISA)에서는 표결을 통해 ‘20세기의 4대 사회학 명저’로 선정됐다. 지난 1년, 우리도 가짜 신화를 유통하며 ‘500세 잔치’를 벌인 건 아닌지 민망하다. 저자의 동료가 말했듯 ‘소풍날의 스컹크’와 같은 책이지만, 한국에는 501주년에 번역 출판된 덕(?)에 찬찬히 성찰하며 읽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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