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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죄부, 종교개혁에 ‘자본가’가 개입됐다고?
[에디터가 고른 책] 자본가의 탄생
[339호] 2019년 01월 30일 (수) 13:31:03 옥명호 lewisist@goscon.co.kr
   
 

자본가의 탄생
그레그 스타인예츠 지음
노승영 옮김 / 부키 펴냄

제목보다 부제 “자본은 어떻게 종교와 정치를 압도했는가”가 눈길을 끈다. 농부의 손자요 평민 출신인 한 자본가의 생애사에 굵직굵직한 중세 말엽 유럽사가 겹친다. 합스부르크가의 부상, 면죄부 판매, 종교개혁, 한자동맹 붕괴, 농민 전쟁…. 이 사업가의 이름은 야코프 푸거. 이 생경한 인물에게 관심이 간 건 그가 ‘역사상 가장 부유한 자본가’였대서가 아니라, 면죄부 판매와 종교개혁, 게다가 농민 전쟁에까지 개입되어 있대서였다. 이 책 7장(“종교개혁의 불씨”)과 11장(“농민 전쟁”)이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건 그 때문이다.

푸거는 1514년 신성로마제국의 일곱 선제후 중 가장 강력한 마인츠 대주교 자리를 노리던 호헨촐레른 가문의 알브레히트에게 돈을 빌려준다. 알브레히트는 그 돈을 이탈리아 금융명문가 메디치 출신의 부패한 교황 레오 10세에게 뇌물로 주고 마인츠 대주교에 오른다. 야망을 이룬 알브레히트는 푸거에게 빌린 돈을 갚아야 했는데, 그 비책이 바로 교황인을 찍은 면죄부였다. 이 면죄부 아이디어는 레오도 단박에 좋아했는데,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을 위한 면죄부 발행으로 돈을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교황과 푸거는 성 베드로 성당 면죄부 판매 수입을 절반씩 나누기로 은밀히 모의하는데, 이 일은 면죄부 판매에 반대한 루터의 95개조문으로 이어져 종교개혁을 촉발한다.

또한 푸거는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충돌을 예시”한 사건이라고 말한, 유럽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중 봉기인 농민 전쟁(1525)에 가장 열성적으로 자금을 댔다. 농민 세력을 섬멸함으로써 자신의 영지와 사적 소유제를 지켜내기 위함이었다. 농민과 노동자 세력이 내건 구호에는 사적 소유 폐지도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푸거는 마르틴 루터가 농민 전쟁을 선동했다고 비난했을 뿐 아니라, 그를 “이번 봉기와 반란, 유혈 사태의 기폭제이자 주원인”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유럽이 근대 자본주의로 나아가는 시기에 살았던 한 자본가의 생애에 비친 유럽역사는 또 다른 흥미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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