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호 무브먼트 투게더 1]

‘종북좌파 성서한국’의 시작?
“공룡 NGO ‘성서한국’은 기독교 종북좌파의 아지트인가?”
“법원은 왜 ‘성서한국은 교회를 무너뜨리는 종북’이라는 발언을 무죄라고 판단했을까?”
“‘성서한국’을 향한 고발장: 성서한국은 강도의 이웃인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인가?”

포털사이트에서 ‘성서한국’을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들이다. 성서한국 연관검색어로 ‘종북좌파’가 뜨는 지경이다.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성서한국을 종북좌파로 색칠하는 걸까?

   
 

이른바 ‘종북좌파 성서한국’의 역사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그 전에도 성서한국이 지향하는 가치가 ‘좌파적’이라는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2013년의 경우는 좀 달랐다. 그 시작은 제목부터도 자극적인 <한국 기독교에 침투한 간첩세력들의 실체>라는 한 동영상이었다. 이 동영상은 자신을 ‘선교사’라고 소개하는 박성업 씨가 한 교회에서 진행한 강의영상이었다. 박성업 씨는 ‘지금 우리가 방심한 사이에 한국 기독교 안에 상당한 공산 세력들이 침투해 있는데, 심지어 그들은 간첩들과도 연계되어 있다’면서, 혹시 아는 사람이 있으면 당장 찾아가서 확실하게 경고하고 책망하고 그들로 돌이키게 해야 한다며 강의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가 성서한국을 종북좌파 세력으로 규정하는 논리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시작은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관련 성명서를 발표한 몇몇 단체들을 거론하면서부터이다. 2013년 오정현 목사의 논문표절 문제가 불거지면서 오 목사는 교계 안팎에서 상당한 비판에 직면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복음주의권 몇몇 단체들이 성명서를 발표한다. 그런데 이를 두고 박성업 씨는 한국 기독교 내에 침투한 좌파세력들이 한국교회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당시 성명서를 발표한 단체와 관련된 인물 대부분이 성서한국이라는 조직과 관련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성서한국은 곧 한국교회를 분열시키는 세력의 집합소이며 교회를 분열시키는 세력은 공산주의 좌파이므로, 성서한국은 공산주의를 추종하는 종북좌파라는 주장이었다. 황당한 논리지만, 전후맥락을 무시한 짜깁기식 자극적인 문구들, 그에 맞게 취사선택된 사진들 그리고 그것을 아주 매끄럽게 엮어내는 박성업 씨의 달변으로 ‘종북좌파 성서한국’라는 거짓선동은 보수적인 교회들에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사실관계 왜곡 및 동영상에 거론된 각 개인의 명예훼손 정도가 심해 결국 박성업 씨는 고소고발을 당했고, 형사재판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 받았다가, 2심에서 일부 무죄가 나오면서 150만 원 벌금형 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법원에서도 자기 주장을 인정해줬다면서 2차 동영상을 올렸고, 최근 더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논리가 조악할 뿐 아니라 손봉호 교수, 홍정길 목사까지 종북으로 모는 황당함을 생각하면 그의 주장이 과연 얼마나 영향력 있게 확산될까 싶지만, 실제 교회 현장과 기독 대중들에게는 상당한 반응과 지지를 받고 있는 듯하다. 일부 편집된 그의 동영상은 단 5일 만에 조회수 2만8천 회를 넘기는 수준이다.

종북좌파에 더해 동성애 낙인 프레임까지
이렇게 유포되는 ‘종북좌파 성서한국’ 거짓선동이 실제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2018년 초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다. 이 대학원의 한 동아리에서 연속 특강을 기획하고 강사들을 선정했는데, 강사 선정에 대한 내부 비판이 일었다. 강사에 대한 호불호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나, 문제는 비판의 근거였다. 강사로 초청된 이들 대부분이 성서한국과 복음과상황 관련 인물인데, 바로 그 두 단체가 종북좌파이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것이다. 자칭 ‘장자교단’이라고 하는 예장 통합의 교단 신학교에서 벌어진 이 일은 단순한 해프닝이라기엔 씁쓸하기 그지없다. 

   
 

그런가 하면, 작년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성서한국이 캠퍼스 선교단체들과 함께 서울의 모 대학에서 공동포럼을 열었을 때에도 예기치 않은 일이 있었다. 지방선거의 중요성 그리고 성서적 가치가 지역 안에서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지극히 평범한 포럼이었다. 그런데 포럼 이후 그 대학 기연(기독동아리연합회)에서 상당한 후폭풍이 일었다. 당일 포럼에 초청된 일부 강사에 대한 문제제기로 시작해서 성서한국과의 연계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있었다. 강사가 동성애를 지지하는 정당 소속이라는 것, 성서한국은 사상이 의심되는 단체라는 것이었다. 이 일로 성서한국과 공동으로 포럼을 기획한 캠퍼스 선교단체가 기연에서 제명될 위기까지 가는 상황이 있었다.

또 작년 9월 예장 합동 교단 103회기 총회에서는 신학부에서 올린 하나의 안건을 통과시키는데, 그 제목은 “한국교회 일각에서 현재 활동하는 기독교 단체들의 설립 목적과 성격에 대한 연구의 건”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신학부가 올린 6개 단체인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교회개혁실천연대, 성서한국, 좋은교사운동, 청어람ARMC, 복음과상황에 대한 사상성 검증의 건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안건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총회장 입에서 ‘이단’ 언급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후 총회는 총회장이 안건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실수였다고 했지만, 거명된 6개 단체로서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도대체 어떤 기준에서 이 6개 단체가 선정되었으며, 이 단체들의 설립목적과 활동내역은 조금만 찾아봐도 뻔히 알 수 있는데도 1년 동안 수천만 원의 예산을 써가면서 특별 연구조사하겠다는 저의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모르긴 해도 성서한국의 경우는 필시 이른바 ‘종북좌파’ 성향에 대한 검증을 하겠다는 것이리라 짐작된다.

이처럼 ‘종북좌파 성서한국’이라는 거짓선동은 상당한 실체적 힘을 가지고 교회, 캠퍼스, 신학대학원, 교단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는 안타깝게도 ‘종북좌파’의 낙인효과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종북 프레임의 효과가 예전만 못한 것이다.

그래서 종북좌파에 이어 등장한 낙인이 바로 동성애이다. 한국교회가 동성애와의 전쟁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아마도 2007년 발의된 ‘차별금지법’이 아닐까 싶다. 법무부에 의해 발의된 이 법안은 성별, 종교, 연령, 인종, 병력, 사상 등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법안으로서 국제기구에서 적극 권장하는 지극히 보편적인 입법이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의회에 상정되기도 전에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2010년과 2012년에 제정 시도가 있었으나 결국 여론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폐기되고 말았다.

그런데 당시 차별금지법 제정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한 세력이 한국교회와 보수 개신교 단체들이었다. 이들은 특히 ‘성적 지향’을 차별금지 항목에 포함한 것을 문제 삼으며 극렬하게 반대했다. 성경에서 동성애는 명확하게 죄악으로 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동성애는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학교나 군대에서 동성애자들이 급증하게 되고, 그 결과 에이즈 확산뿐 아니라 임신 출산까지 불완전해져서 가정뿐 아니라 결국은 국가까지 위기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고, 건강한 가정과 국가까지 무너뜨리는 동성애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죄악 중에서도 죄악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반(反)동성애’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거대한 성역이 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현재 보수교회 안에서 반동성애의 힘은 너무도 막강하다. 동성애에 대한 개인적 기호에다가 막연한 도덕적 우월 의식이 더해지고 국가의 미래를 걱정한다는 애국심이 또 더해지더니, 결정적으로 종교적 명분까지 더해지면서 반동성애의 힘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상황이 이러하니 소위 기독교 진영 안에서는 이렇게 잘 벼려진 반동성애의 칼날이 스치기만 해도 치명적인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반동성애의 칼춤과 도덕적 파시즘
그런데 이 반동성애 칼날이 최근 교계에서 난도질을 일삼고 있다. 일단 동성애 옹호자, 동성애 옹호 단체나 교회라는 낙인이 찍히면 그 순간 반기독교, 적그리스도, 교회 파괴 세력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 분당의 한 교회도 이 칼날에 상당한 내상을 입고 결국 항복 아닌 항복을 하고 말았다. 그러니 동성애는 어쩌면 종북좌파보다 훨씬 더 큰 낙인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급기야 동성애자와 종북좌파 세력은 대한민국과 교회를 붕괴키시려는 공모자라고 해서 ‘종북게이’라는 신조어까지도 등장했다.

이러한 한국 기독교 지형에서 성서적 가치를 담은 개혁운동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누군가는 작금의 이런 상황을 도덕적 파시즘의 시대라고 했다. 자신들의 교리와 윤리를 절대적 준거로 하여 복잡 미묘한 사회적 의제를 단순하게 재단하고 곧바로 실력 행사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기존의 기독 개혁운동을 언제든 종북좌파와 동성애로 낙인찍어 무너뜨릴 수 있다. 어떤 분들의 논리에 따르자면, 경제적 약자를 위한 활동은 곧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것이고, 자본주의 부정은 곧 사회주의 사상이며 그것은 결국 종북좌파가 되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도 곧 소수자를 위한 운동이며, 소수자를 위하는 것은 곧 동성애를 찬성하는 것이다. 이런 논리로 “그러니 조심하라”는 경고를 날린 것이 바로 작년 합동교단의 복음주의 6개 단체 조사 건의 핵심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한번 생각해보자. 왜 최근 들어 ‘한 손에는 종북좌파 척결, 한 손에는 동성애 혐오’ 현상이 기독교계에서 기승을 부리는 것인가. 하나의 단서는 이런 현상이 최초 시작된 시기를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박성업 씨가 성서한국을 비롯한 몇몇 기독교 단체들을 종북좌파 세력으로 규정한 때는 2013년이었다. 그리고 박성업 씨 본인도 밝힌 바와 같이 이 단체들이 종북좌파인 가장 강력한 근거는 바로 이 단체들이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그렇게 해서 한국교회를 뒤흔들고 무너뜨리려 했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정리하면, 성서한국을 비롯한 기독교 단체들이 오정현 목사를 비판했는데, 오정현 목사는 사랑의교회 목사이고 사랑의교회는 한국교회를 상징하는 교회이므로, 오정현 목사를 비판하는 것은 곧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려 한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니까 2013년부터 공격적으로 종북좌파 프레임을 들고 나온 것은 바로 그들 생각으로는 한국교회가 공격을 받고 있다는 위기감에서였다.

동성애가 한국교회 안에서 핵폭탄으로 등장한 시기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로 2007년 차별금지법이 발의된 때이다. 그때는 노무현 정부 말기였고, 다음 대선을 앞둔 시기였다. 그런데 당시 관심은 과연 다음 대선에서 세 번째 민주정부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냐였다. 물론 노무현 정부 말기 여론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낙관하기가 어려웠지만, 그렇다 해도 선거는 워낙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결코 누구도 낙승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2007년은 여론의 움직임에 굉장히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 시기에 보수 기독교가 대대적으로 차별금지법을 문제 삼으며 반동성애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이런 보수 기독교의 집단적 움직임은 당시 여당에게는 상당한 부담이었을 것이고, 야당 후보이자 보수 교회의 장로였던 이명박 후보에게는 천군만마와도 같았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논리
보수 기독교가 그것을 몰랐을까? 어쩌다 보니 우연히 그 시기가 맞은 것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사실 겉으로는 종교적 집단행동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정치적 행동이었다. 바로 노무현 정부, 나아가서는 소위 민주정부를 상대로 한 정치투쟁이었다. 그러면 무엇이 보수 기독교를 이런 정치투쟁의 장으로 끌어낸 걸까? 결정적 계기는 2004년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4대 개혁 입법에 있다. 그 4대 개혁 입법 안에 바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사립학교의 상당수는 기독교 재단이기에 사립학교는 곧 상당한 기독교 자산인 셈이었다. 그런 그들 입장에서는 노무현 정부가 사립학교 관련법을 개정하여 기독교의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두려 한 것이니 결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당시 기독교는 사립학교법 개정반대투쟁에 사활을 걸었고, 최선봉에 선 모 대형교회에서는 담임목사가 삭발을 하니까 부목사와 전도사들이 긴 머리로 다닐 수 없어서 전 교역자가 삭발을 하고 주일예배를 섬기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이미 그때 노무현 정부와 보수 기독교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도 보수 기독교의 논리는 단순했다. 정부가 교회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감히 교회를 흔들고 교회를 무너뜨리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실이야 어떻든 명분상으로는 교회를 흔들려는 정부 혹은 그 정부와 생각을 같이 하는 자들과 맞서 싸우면서 교회가 정치 구호를 외칠 수는 없으니까 차별금지법을 계기로 반동성애 구호를 들고 나왔던 것이다. 어쨌든 반동성애 프레임이 나오게 된 계기도 노무현 (민주)정부 혹은 그 정부와 생각을 같이 하는 자들에 의해 한국교회가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니까 ‘종북좌파’나 ‘반동성애’ 둘다 자칭 한국교회 위기 상황, 교회가 외부 세력에게 공격받고 있다는 상황 인식에서 등장한 것이다.

두 개의 낙인 프레임이 최근 들어 다시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바로 보수 기독교 내부적으로는 또다시 교회가 공격을 받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다는 얘기다.

그러면 보수 기독교는 무엇을 보고 현 상황을 교회의 위기라고 판단했을까? 아마도 크게는 ‘명성교회 세습반대운동’과 ‘문재인 정부’로 대변되는 여러 사회적 변화들, 예를 들면 미투운동이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같은 변화일 것이다. 이들이 볼 때 명성교회 세습반대운동은 (오정현 목사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려는 것이고,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교회를 우습게 보고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사회 변화들은 한국교회의 자정 능력을 키우고 내적 체질을 개선하는 긍정적 자극임에도 불구하고, 대형교회의 폐쇄적 시스템에 익숙한 보수 기독교 입장에서는 2007년, 2013년과 같은 심각한 교회 흔들기 내지는 교회에 대한 도전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외부의(?) 적들로부터 교회를 지키기 위해 성서한국에 종북좌파의 색깔을 더 강력하게 덧씌우고, 활발하게 활동해온 복음주의 6개 단체를 ‘예의주시’하며 1년 동안 검증하겠다 하고, 개인이건 단체건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히라고 무례하게 들이대는 것이다. 이것이 2019년 한국 보수 기독교의 현실이다.

강력한 ‘낙인찍기’ 움직임과 2019 성서한국 대회
그 2019년의 한복판에서 성서한국 전국대회가 열린다. ‘종북좌파와 동성애의 쌍칼’이 난무하고, ‘우리 편 아니면 적’의 극단적인 편가르기와, 교회를 흔드는 세력들을 색출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보수 기독교의 정황과 시대의 한복판에서 성서한국 전국대회가 열린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성서한국 대회가 잘 되면 좋겠다. 많이, 정말 많이 모이면 좋겠다. 혐오와 배제의 정서로 무장한 저 모습이 한국교회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그래서 여기 우리가 있다’라고 소리칠 정도만큼은 모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모여서 내 옆에서 함께 가는 믿음의 동지들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고, 아직 고립되지 않은 나를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만일 반대 상황이 되어 “연대에 실패한다면, 끊임없는 타자화, 개체화를 시도하는 세력의 자기 검열 위협 속에서 고립되는 결과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최종원 VIEW 교수)

최종원 교수는 지난 해 합동교단의 복음주의 6개 단체 연구조사 소식을 접한 뒤, 올해의 성서한국 대회에 대한 기대를 SNS에 남겼다. 어쩌면 그 기대가 오늘 이 대회를 준비하는 우리의 기대와 바람일 것이고, 이 대회를 통해 보고자 하는 우리의 거룩한 환상일 것이다. 부디 이번 성서한국 전국대회에서 이 기대의 실현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그래서 문득 상상하게 된다.
교회의 현실에 대한 고민이 나만의 고민이 아니라 너와 우리의 고민이었음을 확인하고 공감하는 장을 만들 수는 없을까.
가나안 성도, 성소수자 등을 포함한 주변을 위한 연대를 형성하는 길은 없을까.
배타와 혐오에 반대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촛불의 향연을 열 공간은 없을까.
새로운 동력, 개교회주의를 극복할 응집력, 분노를 넘어 대안을 만드는 기폭제가 될 수는 없을까.

하여, 난 꿈꾼다.
내년 성서한국 대회가 주변과 가나안 성도들을 모아둘 희망을 보여주기를.
나만의 고민이 아니라 우리의 고민이고 그 고민을 함께 풀어나갈 기회이기를.
특히, 지역 목회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그저 나 혼자만의 꿈이 아니기를 빌어본다.
- 최종원 교수 페이스북에서

 

임왕성
새벽이슬교회 목사. 성서한국 사회선교국장, 새벽이슬 간사,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 평화누리 실행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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