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호 독자의 소리]

비대면 플랫폼(ZOOM)으로 진행된 전국 복상지기 대화모임<br>
비대면 플랫폼(ZOOM)으로 진행된 전국 복상지기 대화모임

7월 7일 전국 복상지기 대화모임이 열렸다. 각 지역에서 〈복음과상황〉 독자모임을 이끄는 복상지기들이 모여 복상에 관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평일 오후 7시에 비대면 플랫폼(ZOOM)으로 진행되는 조촐한 모임이었지만, 몇몇 복상지기와 독자가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복상지기 한 분 한 분의 이야기, 복상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었다. 모임에 참석한 이들이 나눈 말들을 골라 지면에 옮겨 싣는다.

우재형(김해·창원 독자모임)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구독하고 있는 우재형입니다.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이 잡지를 보고 있는데요. 이런 잡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교회에 아주 큰 기여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의외로 목사님들 가운데도 복상을 모르는 분들이 많고 알아도 구독하지 않는 분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복상을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을까가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관심 가질 만한 이슈를 다루면 좋겠습니다만, 그렇다고 무조건 그쪽으로만 갈 수는 없죠. 복상이 추구하는 방향을 좇아서 적절하게 조율하며 잡지를 꾸려가면 좋겠습니다.”

“‘상황’을 이야기하자면 역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역사의식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한 인간이 어떤 정체성을 가지는 데도 역사성이 굉장히 중요하죠. 제가 병원에서 일하는데 치매 환자들이 불쌍하다고 생각되는 게 자기 정체성이 없어지는 거예요. 기억이 자꾸 없어지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역사를 소개하는 연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교회가 어떻게 변질된 건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는 역사를 공부하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될 거라고 봅니다. 역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고민하면서 좋은 잡지 만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박광제(@pascal_park) 클럽하우스 독자모임 복상지기

“안녕하세요. 저는 용인 수지에 있는 기독교 대안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광제입니다. 복상은 1999년 서울 독자모임이 시작될 때부터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인터넷 게시판 문화가 생겨서 온라인에서 뜨겁게 논쟁하고 참여하던 기억이 납니다. 한동안 기독교 학교에 있으면서 복상을 못 보고 있다가 다시 보게 되었고요. 작년부터 클럽하우스 독자모임을 했습니다. 모임은 현재 쉬고 있는 상황입니다.”

“20대와 30대 초반에 복상이 제 인생에 있어서 되게 중요한 동반자였던 것 같아요. 교회 안에서만 지내다가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제가 가진 신앙 안에서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걸 알고 많이 좌절하고 힘들어할 때였어요. 그때 복상과 이 잡지를 읽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제 신앙에서 좋은 가이드가 되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논객들이 복상 게시판에 와서 난장판이 될 정도로 토론했던 기억이 있고요. 그런 것들이 여러 기독교 담론을 만들어낸 계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요즘 교회 청년들이 담론이나 논쟁을 예전처럼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젊은 기독교인들, 2030이 뭔가를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복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이제 40대 후반이 되니까 옛날 얘기밖에 안 하게 되네요. 확실히 담론이나 이야기는 2030 중심으로 해야 요즘 이야기, 미래를 위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이은주(후원이사)

“본명은 이은주이고요. 사람들이 닉네임으로 부르는 이름은 뵈뵈입니다. 제가 뵈뵈를 사랑해서 뵈뵈 집사고요. 우재형 목사님과 4년 정도 김해·창원 독자모임을 같이하다가 서울로 올라온 지 6개월 됐어요. 그래서 온라인으로 김해·창원 독자모임 멤버들과 모임을 하다가 이제는 서울에서 참여할 모임을 찾고 있습니다.”

“이제 어디서든 클릭 한 번이면 볼 수 있는 이야기가 많잖아요. 그래서 복상이 연령과 관계없이 어떤 사람이 펴들더라도 혼란한 이 시대에 진리를 이야기해주는 잡지였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대의 길을 열어주고 인도해주는 그런 잡지였으면 좋겠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50대 중반을 넘어가는 지금까지를 생각해보면, 교회가 사실 제 삶의 일부였거든요. 우리 세대 성도 중에는 교회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교회가 혼란스럽고 우왕좌왕하며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한다면 한국교회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주는 잡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를 헌신적으로 일으켜왔던 5060 우리 세대와 2030이 함께 이야기할 화두를 던져주는 잡지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한 가지 제안하자면, 현재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잖아요. 그것을 연재나 기획으로 다뤄주셨으면 좋겠어요. 교회 청년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무 궁금해요. 저도 제 자녀들에게 이런 이슈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김영현(강동·하남 독자모임 복상지기)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강동구 좋은땅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는 김영현 목사라고 합니다. 복상을 알게 된 지는 몇 년 된 것 같아요. 20-30대 때는 이 잡지를 몰랐는데 지인 목사님을 통해서 구독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애쓰는 아름답고 멋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들이 우리 사회의 고민을 복음 안에서 담아내고 사회를 정론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주면 좋겠습니다.”

“한국교회가 어떤 구조적인 부분에서 이념적으로나 신앙적으로 충돌하고 견해가 달라지고 있어서 복상이 이런 부분까지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복음 속에서 이념적이거나 신앙적인 부분까지 해석하고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다면 사람들 시각을 바꿀 수 있는 잡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로부터 아예 독립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교단 안에 파묻혀있지도 않은 채 고민하면서 양쪽과 함께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성철(사천 독자모임 복상지기)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지금은 개점휴업 상태에 있는 사천 독자모임의 이성철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복상에 더 다양한 피드백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의 지면이 나오면 좋겠는데 몇몇 독자들의 글을 올려주는 게 다가 아닌가 싶어서 조금 아쉽습니다. 사람 냄새 나는 소통을 지면이든 어디서든 보고 싶습니다. 우리 지기들이나 독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그런 잡지를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믿는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고민을 어떤 식으로 풀어야 할지 같이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그냥 같이 호흡한다는 느낌이 들면 좋겠습니다.”

정리 정민호 기자 pushingho@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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