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9호 동교동 삼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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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교회를 다닙니다. 거의 5년 만에요. 복상에서 일하면서 교회를 안 다녔다니? 놀라셨을 수 있지만, 쉼이 간절했습니다. 코로나가 그 기간을 연장했고요. 교회만 가면 괴로워서, 꾸준히 다닐 곳을 찾기 어려워서, 열심히 공동체 운동을 했던 캠퍼스 선교단체 졸업 후 탈진해서…. 시기마다 이유는 달랐습니다.

그 5년 안에는 공동체에 소속되기 버거워 주일예배 출석만 한 날도 있고, 한 개인으로서 거리 예배만 드린 날도 있습니다. 다양한 집회 현장에 참여하며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여긴 날도 있고, 서로를 돌보는 주거 공동체를 경험하며 반드시 ‘신앙’ 공동체여야 하는지 고민했던 날도 있고요.

다채로운(?) 경험 후, 교회로 돌아온 이유는 다시 신앙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점차 예배와 그리고 하나님과 조금씩 멀어지는 듯해서요. (푹 쉬는 일요일은 달콤했습니다.) 또, 주위를 둘러볼 여력이 없다고 느끼거나, 손해 보고 싶지 않을 때, 세상의 트로피를 좇고 싶을 때, 제가 경험했던 신앙 공동체가 떠올랐습니다. 기억은 미화된다는 걸 잘 알지만, 20대 초중반 시기 공동체에 쏟았던 시간과 애씀을 헛수고로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이해되지 않는 일이 벌어지는 세상 속에서 신앙인들과 연결되고 싶었습니다. (교회를 꾸준히 다니게 된 계기는 지난해 이태원 참사였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대응해야 하는지 듣고 싶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 실망하거나 상처 줄 수 있겠지만 다시 해볼 힘이 생겼습니다.

이번 커버스토리는 저마다 다른 이유에서 교회를 떠났다가 돌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독자님들보다 먼저 이분들의 글을 읽으며, 저는 이해받는 기분이었습니다. 교회를 쉽게 떠났다가 쉽게 돌아오는 모습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애씀의 시간이 과연 없었을까 생각했고요. 교회를 다니지 않은 기간이 있었기에 교회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위로받기도 했습니다. 필자들에게도 채워지는 시간이었기를, 이 이야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김다혜 기자 daaekim@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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