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호 잠깐 독서]

챗GPT에 관한 기독교적 논의의 최전선

챗GPT 목사님 안녕하세요 / 챗GPT, 김규섭 외 4인 지음 / 뜰힘 펴냄 / 17,000원

화제의 중심인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를 둘러싼 기독교적 논의를 담았다. 아신대에서 신학·기독교교육·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시의적절하게 작업한 책으로, 챗GPT를 목사로 가정하여 다각도에서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가능성과 한계를 분석한다.

이성을 통한 해석이 확률 계산과 패턴 분석만으로 가능하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인간의 모든 문서를 전부 읽어 본다고 해서 가장 나은 해석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챗GPT를 사용해 본 이후 노암 촘스키의 다음의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게 되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추월하는 날은 동도 트지 않았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격파했다고 해도 그 업적은  양적 분야에 한정된다. 가치 평가, 문제 제기, 해석사의 복잡한 맥락들을 포함하는 질적 분야, 특히 해석의 영역에서 AI의 역할은 아직 제한적이다. (197-198쪽)

하우어워스를 통해 살펴본 교회됨의 본질

하나님의 나그네 된 교회들에게 / 김승환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15,000원<br>
하나님의 나그네 된 교회들에게 / 김승환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15,000원

주목받는 신학자인 스탠리 하우어워스 입문서. 단순히 그를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탈교회 시대의 한 대안으로 하우어워스의 주요 개념인 ‘내러티브’ ‘덕과 성품’ ‘공동체’ ‘탈콘스탄티누스주의’ ‘평화의 나라’ ‘제자도’ 6가지 주제를 경유하여 한국 상황에서 교회됨을 회복하는 길을 모색한다.

교회의 제일가는 책무는 하나님 이야기에 충실한 덕스러운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교회는 이를 통해 파편화된 세상의 분열된 모습을 일깨워 주어야 합니다. 무엇이 옳고 바람직한지를 설명하기보다 그런 삶을 공동체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성품을 제공하는 내러티브는 다른 모든 목적을 희생하고 추구해야 할 한 가지 목적에 봉사하도록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동체 안에서 같은 이야기를 지닌 다른 존재를 통해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이야기입니다. (68쪽)

현지 가이드와 함께하는 바울의 선교 여정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서 / 피터 워커 지음 / 박세혁 옮김 / CUP 펴냄 / 26,500원<br>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서 / 피터 워커 지음 / 박세혁 옮김 / CUP 펴냄 / 26,500원

사도행전 속 바울의 선교 여정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책. 오랫동안 성경의 땅을 탐사해온 성서학 교수인 저자가 진행하는 현지 가이드는, 성경 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지역 풍경을 포괄한다. 지도와 사진, 도표, 평면도 등이 본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다채롭게 수록되어있다.

밤빌리아는 현재 튀르키예에서 대략 ‘안탈리야’ 지역으로 알려진 곳 — 북쪽과 서쪽이 산맥으로 막힌 남쪽 해안의 좁은 해안 평야 — 에 해당한다. 맑은 봄날에는 눈 덮인 산들이 ‘청록색 바다’로 불리는 바닷물을 향해 내달리는 장관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주후 46년에 바울이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였을) 늦여름에는 해안 평야가 아른거리는 아지랑이 때문에 흐릿하게 보일 수도 있다. 바울을 공부하는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곳은 해안과 해안 가까이에 있다. (185쪽)

하나님 나라 백성을 위한 욥기 해설서

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읽는 욥기 / 김회권 지음 / 복있는사람 펴냄 / 34,000원<br>
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읽는 욥기 / 김회권 지음 / 복있는사람 펴냄 / 34,000원

하나님 나라 백성을 위한 신학적이고 목회적인 강해를 추구하는 욥기 해설서. 욥기가 지닌 ‘서사적 전진감’을 부각하면서 전체 흐름 속에서 본문 뜻을 풀어내는 데 힘쓴다. 저자의 독창적 사유와 한국교회 상황을 고려한 실제적 통찰이 돋보이는 책.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세워지려면, 물처럼 초활동적인 야생성, 반역성을 가진 바다 한복판에 욥 같은 신실한 인간들이 기둥처럼 솟아나야 한다. 그런 주춧돌 위에 하나님 나라의 항구적인 실재가 들어선다. 가변적인 피조물 위에 항구적으로 영속하는 하나님 나라가 서려고 할 때 욥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 기독교는 인간을 찾아오신 하나님에 대해 응답하는 인간의 수동적 능동의 활동이다. 하나님은 전심으로 당신을 찾는 자를 찾으신다. 전심으로 하나님을 찾는 자 누구인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굳게 붙드는 자들이다. (5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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