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호 극장 언저리 모기수다] 얀 코마사의 〈문신을 한 신부님〉
치기 어린 마음이었을 겁니다. 막 가석방된 다니엘(바르토시 비엘레니아)이 자신을 ‘신부’라고 소개한 까닭 말이죠. 다니엘은 소년원을 나와 목공소로 복역하러 가는 길에 우연히 어떤 남자와 마주칩니다. 소년원에서 나왔냐며 너 같은 애들은 다 티가 난다는 무례한 말을 듣습니다.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고 들어간 성당에서 만난 비슷한 나이의 엘리자(엘리자 리쳄벨)도 그에게 목공소에서 왔냐고 묻죠. 다니엘은 아니라고 우겨보고 싶었을 겁니다. 그래서 어디서 왔는지보다 어디로 가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을 돌리죠. 행색과 외모에서 전과자 티가 나는 것도 싫고, 자신의 과거로 이후 삶까지 단정 짓는 편견도 싫었을 테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