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5호 에디터가 고른 책]
사무실에 도착한 이 큼직한 벽돌책을 선배들이 자꾸 만지작거리며 한마디씩 했다. 대체 뭔가 싶었는데,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알록달록한 책이었다. (어쨌든 또 책.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란…) 주로 보는 책들은 빽빽한 활자들만 가득한데, 큼직하고 귀여운 올컬러 그림들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성경을 읽을지 이 책을 읽을지 선택해야 한다면, 무조건 성경을 읽으십시오”라는 서문이 재밌는 이 책은 성경이 아닌 ‘성경에 대한’ 이야기책이다. (2023년 미국 ECPA & 2022년 TGC 도서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조직신학 교수이자 목사인 저자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104가지 이야기로 나누어 쉽게 해설하고,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물욕을 자극하는 예쁜 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느새 책을 붙들고 조용히 몇 챕터를 골라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딸들의 이름은 말라, 노아, 호글라, 밀가, 디르사였습니다. … 그들은 자기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여성들이었습니다. “아버지에게 아들이 없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이름과 아버지의 땅이 사라지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딸들도 뭔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 이야기는 하나님이 소년과 소녀 모두를 돌보기 원하신다는 것도 알려 줍니다.” (‘슬로브핫의 딸들’, 민수기 27, 36장)
“사랑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나를 아주 특별하게 만드는 재능도 시간이 지나면 일부는 녹슬고 일부는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영원합니다. 나는 관심을 독차지하려고 하루 종일 나불대는 유치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보다 하나님 보기를 더 원합니다. 자라면 자랄수록 나는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사랑은’, 고린도전서 13장)
“생각 없이 한 말이 화살처럼 날아가 박힙니다. 못된 말은 독처럼 스며듭니다. 말을 할 때 조심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가 다치게 되니까요.” (‘혀 길들이기’, 야고보서 3장)
이것은 어린이 서적인가 아닌가. 저자 말대로, 최고의 어린이책은 어른들도 빠져드는 책. 요즘 큐티를 하고 있는데, 그 대신 이 책을 하루에 한 챕터씩 읽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챕터마다 마무리 부분에 짧은 기도문이 붙어있다.
“하나님, 우리가 전혀 사랑스럽지 않을 때도 우리를 너무나 사랑해 주시니 감사합니다.”(‘하늘에서 맺어 준 부부’, 호세아 1-3장)
김다혜 기자 daaekim@gosc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