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호 동교동 삼거리에서]

“창간호부터 최신호까지 다시 훑어보면서 다달이 옥고를 주신 수많은 필자들과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들의 애정에 무어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필자 여러분, 독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복상을) 자라게 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오직 이것이 현재의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고백이다.”
“(이미 오래 전에 폐간되었어야 할 잡지가 아직도 건재하다는) 그 불가사의는 기실 숱한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들’이 힘을 보탰기에 가능했을 터입니다.”
위에서부터 각각 100호(서재석), 200호(박찬주), 300호(옥명호) 권두에 쓰인 글입니다. 지금의 제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인지, 그때와 지금이 끈끈하게 이어져 있다고 느꼈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책 읽기를 좋아했던 적은 한순간도 없었다지요. 독자님들이 복상을 만드는 우리보다 더 특별한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소액의 원고료를 받으면서도, 정성 들여 원고를 보내주시는 필자분들께도 빚진 마음을 전합니다. 특별한 권리 없이 재정 책임을 짊어지고 계신 이사님들, 그리고 유명무실한 자리임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후원이사님들의 헌신을 언젠가 다시 읽힐 이 지면에 기록해둡니다.
400호를 기점으로 새롭게 도전하는 것들
먼저, 독자위원회를 꾸립니다. 오랜 구독자 중 지역, 성별, 연령을 고루 반영한 독자위원회가 조만간 지면을 통해 인사드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공모전 주최를 통해 새 필자 발굴에 나섭니다. 지난 2021년 30주년을 맞아 평년보다 많이 들어온 후원금 덕분에 6개월 동안 인턴기자와 함께할 수 있었는데요. 그는 지난해 가장 많이 공유되고 읽힌 기사 ‘이 신학자는 예수를 떠난 나를 위로한다’(이용주 교수 인터뷰)를 쓴 탁월한 기자였습니다. 그가 인턴을 마치면서 낸 보고서에는 ‘복상이 개선할 점’으로 “다른 사람들도 이런 좋은 기회를 갖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좋겠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번 공모전도 규모는 작지만, 누군가에겐 귀한 계기가 될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새롭고 젊은 필자 발굴은 독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이었습니다. 400호를 맞아 몇몇 분들이 후원이사로 동참해주시고, 메노나이트중앙위원회(MCC), 예수향남교회, 지평너머교회 등에서 후원해주신 덕분에 연재 원고 공모를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공동주관 및 후원으로의 동참은 늘 열려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 이야기를 담아 전하는 뉴스레터 〈서사의 서사〉를 시작했습니다. 성경을 읽고, 복상을 읽고, 기독교 책을 읽는 희‘귀한’ 사람들의 다양한 맥락과 배경을 전하는 편지입니다. 복상과 함께 ‘읽는 생태계’를 꾸려가는 기독교 출판사들과 상생하기 위해, 약 8천 명의 메일링 구독자들에게 책 소개를 넘어 책 세계의 다양한 꼴과 결을 보여드리려 합니다.
지령 400호에 걸맞은 큰 잔치를 베풀거나 참신한 굿즈를 만들지 못해 아쉽고 송구합니다. 공모전과 뉴스레터 운영에 여력을 모으게 된 마음을 헤아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이 땅에 복음‘과’ 상황을 잇는 과정이자 결과가 되도록 더 애쓰겠습니다.
이범진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