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1호 말씀과 따름] 마태복음 5-7장 깊이 읽기 ① 

※ 2024년 1월 20일 열린 ‘2024 아나뱁티스트 컨퍼런스’ 기조 강의로 발표한 내용을 수정했다. 다음 호까지 두 편으로 나누어 게재한다.

산상수훈(산 위에서 주신 가르침)은 마태복음 5-7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 모음을 일컫는 별칭이다. 성경을 진지하게 연구한 사람이라면, 누구도 산상수훈이 예수님 말씀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주장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예수님을 제대로 알고자 하면 이 말씀들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산상수훈은 혼자서 읽기가 쉽지 않다. 본문 의 성격이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여느 글들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첫째로, 이 말씀들은 단순히 지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천을 위한 것이다. 산상수훈은 몇 가지 명제로 요약 정리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정보나 지식을 담은 글이라기보다는, 실천적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실재를 체험하도록 이끄는 말씀들이다. 그래서 산상수훈의 유익을 누리려는 독자에게는 말씀을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와 함께, 미지의 경험에 대한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둘째로, 산상수훈이 의도한 일차적 독자는 고독한 구도자가 아니라 제자들의 공동체이다. 산상수훈을 홀로 읽고 공부하고 정성껏 추구하여 복음을 깨달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예외적인 사건이며 이 말씀이 본래 의도한 이상적인 용도는 아니다. 이 말씀은 제자들의 공동체가 함께 그 말씀 안에 살면서, 각자 다양하게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 그것을 나누며 서로를 통해 배우도록 주어진 것이다.

셋째로, 이 말씀의 이상적인 독자는 객관적 관찰자라기보다는 예수님을 알고자 하는 갈망을 품은 사람들이다. 예수님에 대한 관심이나 사랑이 없다면 누가 이 말씀들을 본래 용도대로 사용해보는 번거로움을 감당하려 할까. 예수님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예수님과의 만남이 막 시작된 사람이라도 충분하다. 복음에 반응하기 시작한 사람, 성령님이 그 안에서 당신의 일을 시작한 사람, 본인은 아직 깨닫지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그 빛을 어렴풋이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된다. 그다음부터는 성령님께서 알아서 이끄실 것이다.

이 글의 목적은 산상수훈을 개인적·공동체적으로 묵상하고, 실천하며, 그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도와줄 기본 정보와 안내를 제공하는 데 있다. 산상수훈을 읽는 데는 오늘날의 일반적인 책들이나 경건 서적, 주석서 읽기와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자는 단순히 정보나 깨달음을 넘어 체험을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상수훈을 먼저 큰 그림으로 파악한 뒤, 각각의 말씀을 하나씩 묵상하며 실천해보는 길이 가장 적절한 것 같다. 아래는 산상수훈을 공동체로서 함께 읽는 데 필요한 내용이다. 산상수훈 이해를 위한 대략적인 지도와 산상수훈 실천의 방향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 2024년 1월 20일 열린 ‘2024 아나뱁티스트 컨퍼런스’ 기조 강의로 발표한 내용을 수정했다. 다음 호까지 두 편으로 나누어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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