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호 동교동 삼거리에서]

내란 정국에서 뉴스에 언급되는 낯선 법률 용어들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법의 역할과 한계를 이렇게 마음을 졸이며 알아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요. 이런 와중에 극우 기독교인들은 법원에 난입해 건물을 부수고 판사를 잡으러 다녔습니다. 그들은 신앙의 힘으로 법을 무너뜨리고 폭력을 정당화합니다.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해 헌법재판관의 이름을 부르며, 밟아 밟아 밟아 노래를 합니다.
이들은 어떻게 불법의, 불법의, 불법의 괴물로 변했을까요?
복상은 십수 년 전부터 극우 기독교에 대한 기획을 여러 차례 해왔습니다. 문제를 진단하고 경고했지만, 극우의 영향력이 더 강력해진 한국교회의 처참한 현실을 마주합니다. 결국, 우리의 대화와 담론들이 요란한 공회전으로 끝나는 것일까요?
약 20년 전, “이라크 전쟁은 하나님의 전쟁”이라는 글을 쓰고 퍼뜨린 한 극우 청년이 있었습니다. 기독교를 대한민국의 국교로 정하자는 말도 서슴없이 하고 다녔지요. 세월이 흘러 지금은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연과 인연이 겹쳐 이루어진 그리스도의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분노와 슬픔에 압도당하는 때이지만, 저 극단에도 주의 은혜가 가닿기를 바라고 바라고 바랍니다.
이범진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