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호 책방에서] 이철환, 《예수 믿으면 행복해질까》(생명의말씀사)

예수 믿으면 행복해질까 | 이철환 글·그림 | 생명의말씀사 | 20,000원
예수 믿으면 행복해질까 | 이철환 글·그림 | 생명의말씀사 | 20,000원

“집사님! 이 책 다섯 권을 제가 구입할 테니 준비해주세요. 그리고 지금 마음이 지치거나 힘드신 분들에게 그 책을 전해주세요.”

이미 오래전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전했던 《연탄길》의 저자가 쓴 이 책을 진열대에서 발견한 목사님 한 분께서 저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집사님! 편찮으시던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우울증이 심하게 온 동생에게 이 책을 보내주세요. 저도 위로해주고 싶어요.” 저에게서 이 책을 전달받은 분께서 다시 누군가에게 자신이 받은 위로를 전하고자 하십니다.

‘복음’에 관한 지식과 가르침이 많아진 시대, 서점에서 가만히 이용객들을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가진 그 지식이 사막을 걷고 있는 순례자 같은 이들에게 얼마나 깊이 스며들고 있는가.

430만 부라는 판매량을 기록한 《연탄길》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화려한 성공 이면에 있던 자신의 고된 여정과 그 과정에서 보고 듣고 깨달은 복음의 가치를 아름다운 이야기와 글로 적어냅니다. 2015년에 나온 책을 굳이 이 지면을 통해서 소개하는 게 낯설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몇 개월간 대한민국은 극심한 혼란에 휘말렸습니다. 책을 팔아 먹고사는 저에게, 많은 사람이 허무한 마음으로 ‘도대체 책이 손에 잡히지도 않으며 읽히지도 않는다’는 이야기를 전했지요. 종종 위로가 필요하다거나, 복음을 소개하는 데 좋은 책이 없겠느냐 묻는 손님들에게 무슨 책을 건네야 할지 몰라 마냥 서성거리고 주춤거리기도 합니다.

복음을 탁월하게 설명하는 책은 많지만, 복음이 하루가 힘든 평범한 이들에게 유익하게 스며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꽤 많은 사람의 아픈 속사정을 들으면서 ‘우리에게서 이야기가 소멸하고 있구나!’라고 느낍니다. 아브라함·이삭·야곱·룻·에스더 등 신구약 속 하나님의 사람들에 대한 기록에 익숙해져서, 그들의 거친 호흡과 주저하는 순간의 모습을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이야기가 이해받기를 원하면서도, 성경에 담긴 ‘이야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책을 손에 쥐는 순간, 오래전 읽은 《연탄길》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왠지 슬프기도 기쁘기도 했던 이야기의 순간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를 복음의 이야기로 담아내고 싶었던 것입니다.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이야기가 담긴 책 한 권을 펼쳐 이 혼란의 계절을 이겨내기를 기대합니다. 많은 이가 여전히 묻습니다. ‘예수 믿으면 정말 행복하냐고?’ 이제 우리의 이야기를 곁에 있는 이들과 나누어보면 어떨까요? “쉽지 않았고,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우리 주님의 은혜 안에서 나는 지금 행복하다”고….

이동식
총신대학교 구내서점에서 10년 근무한 후,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있는 ‘상봉몰’(종합 기독교 서점)에서 고단한 밥벌이를 몸으로 수행 중! ‘독서는 즐겁게, 누구나, 읽을 이의 눈높이로!’라는 소신을 품고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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