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호 커버스토리] 진화적 유신론 이해하기

우주는 진화한다. 원자 크기보다 작았던 시공간은 빠르게 팽창하기 시작하여 138억년이 지난 오늘, 무한히 넓어 보이는 우주는 여전히 더 크게 자라고 있다. 잔잔한 바다처럼 균일하고 심심하던 아기 우주는 긴 세월 동안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우주로 성장했다. 텅 빈 듯한 우주 공간은 암흑물질 덩어리들이 거미줄처럼 얽힌 거시구조로 채워졌고, 그 구조 안에는 천 억 개가 넘는 거대한 은하들이 가스가 뭉쳐 탄생한 수백, 수천 억 개의 별들을 거느리며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과학은 우리를 자연의 세계로 데려간다. 이상하리만큼 자연은 조화롭다. 인과법칙에 의해 자연현상의 신비가 벗겨지면서 자연은 웬만큼 예측가능해졌다. 이제 사람들은 산신령이나 용왕이 아닌, 자연법칙이 자연현상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현대는 과학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부시게 발전한 과학을 통해 현대인들은 수많은 과학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고, 경험적 증거와 논리적 추론에 근거한 과학적 사고방식에 따른 의사결정에 익숙하다. 과학적 증거는 정치?사회 영역의 중요한 잣대가 되었고, 개인의 영역에서도 과학은 현대인들이 자신의 인생을 읽고 해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일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이와 달리, 그리스도인들은 전근대 시대에 머물러 있다. 똑같이 과학문명을 누리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신앙의 영역은 과학과 유리되어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과학시대의 현대인들에게 자신이 믿는 바를 잘 설명하지 못한다. 무신론자들이 과학을 토대로 기독교신앙을 공격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정작 우주 진화를 밝혀낸 과학은 무시하고 있다. 우주 나이가 138억 년이라는 천문학이 틀렸고, 지구 나이가 46억 년이라는 지질학이 오류이며, 생물 역사가 수백 년이 넘는다는 생물학이 거짓이라는 무지하고 근거 없는 정죄는, 그리스도인들이 전하는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도 귀 기울일 가치 없는 찌라시 수준으로 격하시켰다.
100년도 더 넘은 창조-진화 논쟁은 여전히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창조와 진화를 서로 반대되는 개념으로 알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우주가 진화한다고 말하는 과학자는 기독교인이 아닐거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과학이 밝혀낸 우주의 진화는 바로 하나님의 창조 과정이다.

구독안내

이 기사는 유료회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 온라인구독 회원은 로그인을 해주시고 인증 절차를 거치면 유료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월 1만 원 이상), 온라인구독(1년 5만 원) 회원이 아니시면 이번 기회에 〈복음과상황〉을 후원, 구독 해보세요.

저작권자 © 복음과상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