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호 커버스토리]

진화론에 대한 기독교계의 적대감은 미국 복음주의 안에 폭넓게 깔려 있다. 2012년 갤럽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의 46퍼센트가 ‘하나님이 인간을 현재의 모습 그대로 만들었다’는 창조론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독교의 추세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한국에서도 지난해 기독교계의 반발로 몇몇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진화론 관련 부분이 삭제되는 사례가 있었다.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않는 기독교인들의 경우 흔히, 하나님이 태초에 아담과 이브 두 사람을 창조하시고 동식물을 각 종별로 만드셨다는 성경의 기술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 이유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인간은 태초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죄가 없는 상태였으나,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는 사건이 인간에게 원죄가 들어오게 된 이유이기 때문에 이 사건이 문자 그대로 일어났다고 믿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진화론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이 진화의 과정 전체를 주관하셨다고 믿는 유신론적 진화론의 입장에서는 ‘진화이론’ 자체는 무신론도 유신론도 아닌 중립적인 진화의 과정 자체를 ‘설명’하는 ‘이론’이기 때문에 기독교와 대치되지 않으며 신이 이 과정을 주관할 가능성에 열려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미국 국립보건원 원장이며 생물학자인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Collins)가 바이오로고스(BioLogos)라는 단체를 통해서 진화를 통해 전달되는 유전자 정보가 어떻게 하나님의 언어가 될 수 있는지를 소개한 바 있다.

필자는 유신론적 진화론에 가까운 입장에서, 기독교인들이 진화이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성경적 이유가 아닌 심리적 이유일 가능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울러 창세기의 창조 기사 속에 숨어 있는 진화론적 모티브들의 가능성과 죄성에 대한 더 은유적인 해석을 시도해봄과 동시에, 인간의 창조성에 대한 심리학 연구들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성이 어떤 모습이 될 수 있는지, 그 속에서 진화론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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