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교육은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가

<왜 교육은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가>

전성은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14,000원

‘교육’이 지천에 널렸다. 가정교육, 학교교육, 교회교육, 인성교육, 자기계발교육, 성교육. 갖다 붙이는 대로 근사해 보여 남발되는 탓에 본뜻이 잊히는 데다 일상에서 분리된 지도 오래인지라, 그저 ‘학교’ 이미지가 떠오를 뿐이다. 교육(敎育)이란 정말로 무엇일까? 이미 왜곡될 대로 왜곡되어 길바닥에 들러붙은 껌처럼 하찮아진 의미 말고.

이 책은 거창고등학교의 실질적 창립자 전영창 선생이 “내 교육은 실패했어”라고 말한 자기부정에서 시작되었다. 그 아들인 저자 전성은 교장이 40년간 현장에서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씨름하며 마침내 자기도 실패했음을, 그리고 ‘우리 모두의 교육도 실패해야 함’을 깨달은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기존의 기술적인 ‘교육’의 이미지를 벗겨가며 그 원형 속으로 깊숙이 다가간다. 그리하여 교육은 정보 지식의 습득과 전달이 아니고, 시대와 사회의 억눌린 사람들을 자유케 하려는 사랑의 노력과 실천이자 “사회에 만연한 불의와의 싸움”이다.

“교육은 불의와 양립할 수 없다. 교육 최대의 적은 무식함, 교육 받지 못함이 아니다. 이기주의, 곧 사회적 불의다. 유?무식을 떠나서 천명을 보느냐 못 보느냐는 불의를 보느냐 못 보느냐에 달려있다. 천명을 본다는 말은 뒤집어서 생각하면 불의를 본다는 말이다. 천명을 안다는 말은 불의를 안다는 말이다. 천명을 산다는 말은 불의와 싸운다는 말이다.”(57쪽)

‘교육’ 받은 이가 어느 나라보다 넘치는 사회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 빡빡하지 않은 편집 덕에 책장도 수월하게 넘어간다. 읽다가 가슴이 뜨거워진다면, 책이 제안하듯 ‘나의 한 걸음’을 당장 내디뎌보는 것도 좋겠다.

오지은 기자 ohjieun317@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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