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호 동교동 삼거리에서]

“전 세계 인구의 1%가 세계 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1%에 드는 부유층의 재산은 110조 달러(약 11경 7183조 원)로, 70억 세계 인구 절반인 하위 계층 35억 명보다 65배나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
“세계 최상위 부자 85명의 재산이 세계 인구의 하위 35억 명의 재산을 합친 것과 같다.”


지난 1월에 열린 전 세계 파워엘리트들만의 ‘고급 클럽’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을 겨냥한 영국의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의 보고서 몇 구절입니다. “소수를 위해 일하기:정치적 사로잡힘과 경제적 불평등”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극도의 경제적 불평등이 정치 경제 구조 전반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사회 붕괴의 위험을 키운다’고 경고합니다.

위니 바니아 옥스팜 총장도 말했듯, “21세기에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열차 객실 한 칸에 다 앉을 정도의 소수가 가진 재산 정도밖에 없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적.입니다. 소수의 가진 자(haves)와 다수의 못 가진 자(have-nots)로 극심하게 양극화하는 세상에서 샬롬을 희망할 수 있을까요?

‘샬롬의 적들’을 살펴본 2월호에 이어 이번호에서는 ‘샬롬을 위한 새로운 상상’을 펼쳐보고 싶었습니다. 실업과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사회적 대안이자 공평과 정의를 위한 사회적 장치로서 ‘기본소득’ 이슈를 파고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_옥명호

마치 훈계라도 하는 듯 꼿꼿한 자세로 청소노동자들을 내려다보는 김태흠 의원 사진이 올 초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뽑아달라며 땅에 이마를 찧을 정도로 절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요? 자기 지역구(충남 보령시 서천군) 유권자가 아니라서 그런 걸까요? 왜 이런 ‘퐝당 시츄에이션’이 벌어졌는지 답답해하던 중에, 작심하고 ‘편드는’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50일 넘도록 지난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중앙대 청소노동자들까지요. 홍익대 사태를 시작으로 청소노동자 인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 어언 3년 여의 시간 동안 아주머니들은 인간이자 노동자로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함께 연대를 이루어가며, 조금씩 세상을 바꿔나가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엄마’들이 희망입니다. _오지은

소치 동계올림픽의 금메달 장면에도 마음껏 기뻐하지 못했습니다. 슬픈 일이 연이어 터졌기 때문인데요. 이제 막 대학에 합격한 신입생들이 오리엔테이션 중 건물이 붕괴돼 목숨을 잃은 사고가 유독 마음에 남습니다. “희생된 학생들 덕(?)에 추가합격” 운운하는 이들이 있었거든요. 분노하다가 문득, 우리가 그동안 누린 기쁨도 어쩌면 남의 아픔을 양분으로 삼았던 건 아닌지 돌아보았습니다. ‘파업 손배?가압류 흑역사’(하종강?72쪽)와 ‘곱씹어 보는 영화-또 하나의 약속’(최은?176쪽)에서 들여다 본 아픔도, 그간 외면하고 잘 살아온 우리의 기쁨 때문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지요.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기쁨-슬픔, 희망-절망이 뒤엉켜 있는데요. 이 둘은 서로 반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밀접한 인과관계 아닐까요? _이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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