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호 곱씹어 보는 영화] <노예 12년>

그 어느 때보다 글 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영화 보는 게 일인 사람도 그렇다. 요즘 개봉한 영화들이 온통 외면하고 싶은 내용들뿐이라, 곱씹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더욱이 미디어를 통해 매일 접하는 나라 안팎의 소식들마저 너무 암울해서 수용 가능한 고통의 체험량을 넘어선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하여 여기서라도 좀 명랑하고 쾌활한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결국 실패했지만.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노예 12년>은 1841년 뉴욕에 사는 한 흑인 가장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노섭 선생’이라 불리던 이 남자 솔로몬(치웨텔 에지오프)은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였으며, 자유인의 신분으로 비교적 여유롭게 살고 있었다. 영화는 솔로몬 노섭이 ‘플랫’이라는 이름의 노예가 되어 팔려 다닌 12년의 실화를 기록한 동명의 책(1853년작)을 원작으로 했다. 노예 수입이 금지되었던 19세기 미국에서 자유인인 흑인을 납치하여 노예로 팔아넘기는 건 드문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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