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호 잠깐 소개]

프란치스코와
한국 교회

교황과 나
김근수 지음
메디치 펴냄/14,500원

최근 교황 프란치스코가 방한하여 국민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이 책은 그를 단순히 영웅으로 보는 것을 벗어나 ‘예수회, 프란치스코, 아르헨티나’라는 문화와 조직 차원에서 조명했다. 보수적 행보를 걸었던 교황청이 자구책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선택한 역사적 맥락을 해설하고, 한국 교회도 그 개혁의 의미를 적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평신도 해방신학자인 저자는 이 원고의 탈고를 위해 로마, 아시시, 뮌헨을 방문했다.

세계 가톨릭교회는 수백 년 만에 교황이 자진 사임하고, 유럽이 아닌 남미 출신의 첫 교황을 맞이하는 등 내부 진통을 기꺼이 감수하는데, 우리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아쉽다. 신민통치와 민족 전쟁을 경험한 나라에서 태어난 나는, 단기간에 선진국의 사례를 따라잡는 압축적 경제성장과 정치발전을 봐왔다. 급격한 변화는 혼돈을 수반하기 쉬운데, 이제야 세계 가톨릭의 큰 변화에 직면한 한국 교회라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개혁과 진보를 향한 한국 교회 내 고통의 시작이 될 것이다. 나는 그 과정이 걱정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결과가 몹시 기대된다.(210쪽)

 

농사꾼 목사가 들려주는
현대사 속 영성가들

임락경의 우리 영성가 이야기
임락경 지음
홍성사 펴냄/15,000원

2010년부터 4년 가까이 <복상>에 연재한 ‘한국 신학 이야기’가 다듬어져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저자의 연재를 즐겨 읽는다는 독자가 꽤 있었다. 농약 안 쓰고 살아온 진짜 농사꾼 목사가 직접 목격한 우리 현대사 속 영성가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진짜 예수를 믿는 신앙이란 어떤 삶인지, 현대사와 얽혀 풍성하게 전해진다.

1979년 3월에 중앙정보부에서 조사차 만났던 김재규는 그해 10월 박정희 대통령을 죽였다. 12월 전두환이 권력을 장악하고 80년 5월 광주사건이 일어나고 정치적으로 혼란이 오고 아카데미사회교육원 직원 여섯 명은 일주일에 두 번씩 2년간 재판을 받아야 했다. 전두환이 대통령이 되고 강원용 목사님은 국정자문위원이 되고 방송위원장이 되었다. 그렇게 된 사연도 ‘나에게 변명하지 마라. 김대중과 얽혀 있으니 겹사쿠라가 되어도 좋으니 변명하지 마라’는 말씀에 따른 것이었다. 그리고 또다시 크리스천아카데미 교육은 시작되었다. 노동이나 학생교육은 할 수가 없었고, 교회 상대로 목회자, 평신도, 신학생을 초청해서 신앙교육을 하게 되었다.(364~365쪽)


여전히 우리에겐
그들의 빛나는 투쟁이 필요하다

10대와 통하는 독립운동가 이야기
김삼웅 지음
철수와영희 펴냄/13,000원

이름은 익숙하지만 실은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들의 다양한 삶과 투쟁 이야기를 담은 책. 독립운동사 연구가이자 전 독립기념관장인 저자가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독립운동가 19명을 선정하여 그들에게서 독립운동의 정신과 역사를 도출해낸다. 아직도 친일파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우리가 꼭 곱씹어야 할 내용이다.

안타깝게도 일제 강점기 친일 세력은 해방 후에도 건재합니다. 대한민국 사회의 주류로 남아 부와 권력을 차지해 왔어요. 하지만 역사에서도 그럴까요? 우리의 근현대사는 그들의 행태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친일 세력들은 역사에서 죄인에 불과합니다. 주인공은 엄연히 독립운동가들이에요. 그들의 투쟁은 때로 좌절했지만 결국 빛나는 성취를 이루며 역사의 진보에 기여해 왔지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독립운동의 정신과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21쪽)

 

십대 자녀와의 불통?
문제는 ‘언어’다

십대의 5가지 사랑의 언어
게리 채프먼 지음/장동숙 옮김
생명의말씀사 펴냄/15,000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5가지 사랑의 언어》의 십대 편. 기성세대 입장에서 십대만큼 이해하기 힘든 세대도 없지만, 그 시기만큼 사랑이 절실한 때도 없다. 수많은 십대가 그 사랑을 느낄 수 없어 힘겨워한다. 이 책은 십대를 양육하는 어른들에게 ‘사랑을 바르게 전달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부모들이 애초에 자녀의 사랑의 언어를 잘못 알았을 수도 있다. … 부모 자신의 언어가 스킨십이면 아이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아이의 관점에서 보지 않고 우리가 믿고 싶어 하는 것을 믿으려 한다. 어린아이일 때는 5가지 사랑의 언어 전부로 사랑을 표현하면 그 자녀는 자기의 제1의 사랑의 언어로 충분히 사랑받고, 사랑의 탱크가 가득 찬 상태로 지낸다. 하지만 자녀들이 십대가 되면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거부당한다고 느끼며, 자녀의 제1의 사랑의 언어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실제로는 그 사랑의 언어뿐 아니라 다른 사랑의 언어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이런 경우 십대의 제1의 사랑의 언어가 바뀐 것이 아니다. 문제는 정확하지 못한 진단에 있다.(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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