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호 시사 프리즘]

2012년 12월 19일, 18대 대선이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2012년 12월 20일과 2014년 9월 중순이 지난 지금까지 1년 9개월 동안 야권은 지난 실패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그리고 그 평가는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잠시 미국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2004년 11월 2일 미국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했다. 2000년 앨 고어에 이어, 2004년 존 케리까지, 그것도 이라크 전쟁 실패로 인해 정치·경제적 위기를 겪으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부시 대통령을 상대로 말이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을 맞이해야 했던 한국 야권 세력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떠올려보면, 이때 미국 민주당 지지자들의 상태가 어떠했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멘붕, 그 이상의 멘붕 아니었을까?
하지만 그 후 2008년 미국 민주당은 오바마라는 후보를 통해 대선에서 이기게 되고, 2012년 연이어 정권을 재창출하게 된다. 많은 이들은 이것이 오바마라는 좋은 후보 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로지 오바마라는 걸출한 후보 때문이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설명을 위해 2004년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 존 케리 후보 캠프 활동가와 진보진영 활동가들이 모여 “왜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를 졌나”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했던 모임으로 들어가 본다. 여기서 이들은 그동안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너무 선언적인 활동에만 치우치고 자기들끼리만 연대하여 활동하였으며, 선거운동은 대부분 상층 정치전략가들에 의해 좌우된 것을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대중 속으로 더 파고들어야 하고 더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조직활동을 해야 한다고 결론 내린다. 신조직화연구소(NOI, New Organizing Institute) 설립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