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호 새 책 나들이]

우리의 기도
자끄 엘륄 지음 / 김치수 옮김
대장간 펴냄 / 9,000원
엘륄은, 진정한 기도는 인간의 본성이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책의 원제도 ‘불가능한 기도’다. 첨단기술 문명 앞에서 메말라가는 현대인들의 영적 상황을 통찰한 저자의 고뇌와 내적 씨름이 담긴 이 책에서 저자는 “기도는 종말론적인 행위”로 “죽음과 허무에 대항하여 매순간 영적으로 싸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웨슬리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삶
프레드 샌더스 지음 / 이근수 옮김
아바서원 펴냄 / 16,000원
‘아바 크리스천 라이프’ 시리즈 세 번째 책. ‘감리교의 창시자’ 웨슬리 보다는 무기력에 빠진 영혼들을 깨우려 했던 ‘따뜻한 복음주의자 웨슬리’의 삶과 사상에 집중했다. 저자는 요한일서를 중요하게 여긴 웨슬리의 삶과 신학을 비중 있게 다루는데, 그의 관심사가 신학이 아닌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었음이 강조된다.

지명을 읽으면 성경이 보인다 (제4권)
한기채 지음
위즈덤로드 펴냄 / 17,000원
구약시리즈(전3권)에 이어 나온 신약시리즈(‘베들레헴에서 엠마오까지’). 성경 속 주요 지명에 얽힌 유래와 배경을 설명하고, 저자가 직접 그 땅을 밟으면서 느낀 소회를 성서 묵상에 녹여냈다. 지도는 물론 현장의 사진, 예술 작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상 상담
카린 아커만 슈톨레츠키 지음 / 강미영 옮김
IVP 펴냄 / 10,000원
독일의 저명한 상담가인 저자가 일상 가운데 서로의 영혼을 돌보는 법에 관한 따뜻한 조언을 전한다. ‘일상 상담’이란 식탁머리, 공원 벤치, 가정 모임 등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역임을 일깨우며 스스로 돌아보고 실천할 수 있는 제안으로 가득하다. 다소 무거울 법한 주제를 쉽고 간명한 문체로 풀어냈다.

말씀의 빛 속을 거닐다
김기석 지음
꽃자리 펴냄 / 15,000원
말 그대로 요한복음의 행간을 ‘거닐며’ 쓴 책. 본문을 중심으로 경어체를 사용하여 모두 9장의 설교 메시지를 담았으나, 그 전후로는 또 다른 9편의 성서 에세이도 함께 배치했다. 저자 특유의 체취가 풍성하면서도 독창적인 말씀 해석이 돋보인다.

울고 싶은 날의 은혜
켄 가이어 지음 / 강소희 옮김
두란노 펴냄 / 11,000원
고난의 시기를 보내느라 안간힘을 쓰는, 인생의 한파에 웅크린 사람에게 권한다. 간결하면서도 곱씹게 되는 저자의 메시지와, 작지만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일러스트가 지친 심령을 세심하게 위로한다. 삶의 터전, 일상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고 만나도록 이끄는 책이다.

어른
김선미 지음
달팽이출판 펴냄 / 12,000원
우리에게 ‘진짜 어른’이 되는 법을 가르쳐줄 참 어른을 찾아 떠난 ‘사람 여행’ 이야기. 계간 <살림이야기>에 연재했던 인터뷰가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시골집 공동체 임락경’ ‘교회 없는 목자 이현주’ ‘길 위의 신부 문규현’ ‘철학하는 농부 윤구병’ 등 14명의 ‘닮고 싶은 삶 듣고 싶은 이야기’(부제)가 흥미진진하다.

한국 현대사의 민낯
김삼웅·장동석 지음
철수와영희 펴냄 / 8,500원
‘철수와 영희를 위한 대자보’ 시리즈 일곱 번째 책.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인 김삼웅과 출판평론가 장동석이 대담을 통해, 해방 이후 1970년대까지 뒤틀린 우리 역사의 맥을 짚는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하지만, 다시는 국치도 독재도 용납하지 않는 국민의 결기가 필요합니다.”(김삼웅)

멜랑꼴리의 검은 마술
맹정현 지음
책담 펴냄 / 15,000원
애도와 멜랑꼴리에 대한 치밀한 사유를 담았다. 정신분석학에서 우울증 논의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 프로이트의 두 논문 <애도와 멜랑꼴리> <자아와 이드>를 살피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모순점들은 라깡의 관점을 통해 더 파헤쳤다. 현대의 흑사병이라 불리는 ‘우울’의 정체를 치열하게 물고 늘어지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