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호 독서선집]

남편과 함께 동남아의 섬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숙소가 시내와 멀리 떨어진 바닷가에 자리를 잡았는데, 오락시설이라곤 수영장뿐인 호텔이었다. 그래서인지 노부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들은 수영보다는 책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토록 아름다운 바닷가에 사람이 없어 조용한 것만큼이나 인상적인 광경이었다.
 
말수는 적고 미소는 온화한 그들을 보며 내 나라 노인들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편안함을 느낀 것은 순전히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들에겐 육체적인 나이듦과는 다른 무엇이 있었던 걸까? 자신의 경험과 생각에 갇히지 않고 타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려는 여유와 겸손이 만들어내는 모습이었을까?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그들을 보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구독안내

이 기사는 유료회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 온라인구독 회원은 로그인을 해주시고 인증 절차를 거치면 유료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월 1만 원 이상), 온라인구독(1년 5만 원) 회원이 아니시면 이번 기회에 〈복음과상황〉을 후원, 구독 해보세요.

저작권자 © 복음과상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