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꾸리찌바에서 온 편지

   
▲ 클라우디오 올리버 (사진: 클라우디오 올리버 제공)

우리의 여행은 성서와 문화, 농업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공동체가 숭상하는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가 “우연을 환영하자”인데, 하나님이 보내시는 사람 한 명 한 명을 모두 환영하자는 뜻입니다. 여리고로 가는 길에 어떤 사람이 다쳐 쓰러져 있는 걸 발견하고 도운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통해 예수께서 가르치신 그대로 말입니다.

사실 이런 일은 어떠한 전략적 계획보다도 훨씬 중요합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정하려고 하기보다는 ‘누구와’ 함께 가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새로운 일에 깜짝 놀라거나, 뭔가 새로운 걸 발견하거나, 아니면 어떤 일에 영감을 받을 때마다 우리는 다음의 말을 떠올립니다.

“우리가 계획하지 않은 곳으로 인도받는 것은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는 증거다.”

여러 해 동안 우리 교회는 흔히 말하는 ‘가난한 사람’을 섬기고, 노숙인, 청년들과 함께 일하며 공동체를 형성하는 일 등에 집중해 왔습니다. 결과는 좋았지만 교회와 사회 사역을 따로 분리해 운영하다 보니 ‘영성 분열’ 같은 증상이 나타남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정작 우리가 섬기려고 했던 이들과는 함께 살지 않았습니다. 진짜 우리의 모습은 좋은 의도를 지닌 중산층 사람들로, 도시를 오가며 “선한 일”이라고 자평하는 활동을 벌이는 한 집단일 뿐임을 깨닫게 된 겁니다.

우리는 함께 성경을 깊이 탐색한 끝에 우리 교회가 처음 시작됐던 꾸리찌바 근처의 몹시 가난한 지역인 봉 헤치루 지역에 자리 잡은 빌라 파니로 옮겨가야 한다는 부르심을 느꼈습니다. 그저 가난한 이들을 도우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나뉜 생각과 행동을 꿰매고 싶었던 겁니다. 여전히 제도 교회였던 우리는 다음의 신조를 채택했습니다.

“우리는 따로 사회 사역을 하지 않는다. 교회 자체가 세상을 향한 사회 사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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