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호 드라마 보는 여자]
때때로 과거의 어느 시간 속으로 나를 소환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은 달라졌을까?’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 과거란 내가 잘못을 한 어느 순간일 수도, 어떤 선택의 순간일 수도 있다. 물론 상상일 뿐이어서 과거의 내가 달라진다고 현재가 바뀔 리 없음에도 나는 자주, 나를 과거로 소환하여 그때를 묻고, 되묻고, 캐묻는다. 그래야 비로소 현재를 조금 덜 비틀거리며 살 수 있어서다. 과거는 그렇게 비틀거리는 지금, 뒤틀려진 현재의 필요로 소환된다. 그리고 과거는 현재를 위한 ‘시그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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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경 〈청어람매거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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