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묻고 성경이 답하다 / 톰 라이트 지음 / 안종희 옮김 / IVP 펴냄 / 16,000원

‘역사적 예수 연구’와 ‘바울에 대한 새로운 관점’ 등 신약성경의 역사적 맥락을 파헤쳐온 톰 라이트가 시대의 물음들에 답했다. 사람들이 그에게 ‘성경적 관점에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던 주제들로 묶인 책으로, ‘과학과 종교’ ‘여성 안수’ ‘환경 보호’ ‘현실 정치’ ‘재림’ 등과 관련한 논쟁을 담았다.
 
책의 원제는 ‘Surprised by Scripture’. 저자는 제목과 관련해 “‘놀라운’(surprise)이라는 단어는 첫째, 많은 사람들이 이런 주제에 대해 성경이 많은 내용을 언급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둘째, 성경이 그 주제에 대해 말하는 실제 내용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내용과 같지 않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논쟁 해결의 실마리는 철저하게 성경(주로 신약)에서 찾아진다. 

‘우리의 정치는 너무 협소하다’라는 제목의 챕터(9장)에서는 “교회가 현재 민주주의의 운영 방식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고 주장한다. 전제주의와 무정부주의 양극단을 피해 민주주의라는 방법을 쓰고 있지만, 이 역시 위험할 정도로 취약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정부나 강대국 정부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이를 비판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것이 교회의 소명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소명을 결코 잃어버리지 말고 전력을 다해 되찾아야 한다. … 이것이 교회가 성경, 특히 복음서를 읽음으로써 ‘항상 개혁’되어야 하는 이유다. 다행스럽게도 이것이 복음서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 복음서는 이런 일에 능숙하다. 개혁의 근본 목적 중 일부는 성경 읽기를 권장해 하나님의 공공성과 복음서를 강조함으로써 교회가 권력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이를 통해 하나님의 회복적 정의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269쪽)

이 땅의 문제에 천착하는 동시에 복음의 중요성을 조금도 놓치지 않아 소그룹 성경공부 모임에 활용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다. 지난해 완간된 저자의 ‘에브리원 주석 시리즈’를 보조교재(?)로 함께 읽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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