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 이재영 지음 / IVP 펴냄 / 13,000원

30년 넘게 ‘상처 입은 자’들과 함께 살아온 오두막공동체 이재영 대표의 자전적 이야기. 출소자들로부터 시작된 공동체는 세월이 흐르며 알코올중독자, 장애인들도 받아들였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와 아픔을 가진 ‘정상인’들도 한 데 어울려 살고 있다. 아픔이 있는 이들끼리 부대끼며 ‘복음의 공동체’를 일구는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덧 ‘복음’과 ‘공동체’가 동의어처럼 받아들여진다.

“작음을 지향하는 게 어때서요? 인생의 묘미는 소소한 데 있잖아요. 게다가 오두막을 뜻하는 영어 단어 ‘shelter’에는 피난처(refuge)라는 의미도 있어요. 그래서 오두막은 주님께 피할 사람들은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이란 의미가 되지요.”(118쪽)

책은 그래서 작고 소박함을 추구하고, 적극적으로 가난해지는 길이 곧 구원에 이르는 것임을 깨닫는 오랜 과정의 기록이다. 상처와 시행착오가 난무하고 배신이 반복되지만, 결국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서로 인정하게 되면서 참 구원에 이르게 된 삶의 발자취가 선명하다.

“오두막에서는 누구라도 저마다 제자리를 찾는다. … 깨진 유리 조각 같아 보일지라도 위대한 예술가의 손을 거치면 걸작 모자이크가 된다. 하나님의 손으로 만드시는 작품은 결코 실패작이 될 수 없다. 이는 오직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 안에서라야 생생하게 발견할 수 있는 진실이다.”(134쪽)

완성된 모자이크 작품에서 한 조각이라도 떨어져 나가면 그것은 더 이상 ‘작품’이 될 수 없다. 지극히 작은 자를 환대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도 결국 ‘실패작’이 되고야 말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해보자. 노숙자, 출소자, 환자, 장애인, 가난한 사람들은 우리가 동정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를 하나님 나라로 안내할 동역자들인 셈이다. 저자는 말한다.

“그들을 외면하고 천국에 이를 길은 없다.”

천국에 이르는 여러 에피소드(삶)를 참고하고픈 독자들에게 이 ‘가이드’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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