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8호 세상읽기]

   
▲ 미국의 젠더 이론가 주디스 버틀러 교수는 '여성'이라는 그룹이 정치적인 과정을 거쳐 구성되었다고 주장한다. 함부르크 대학에서 강연중인 주디스 버틀러(2007년). (사진: Jreberlein/위키미디어코먼스)

원고 청탁을 수락해 놓고도 한동안 글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미국에서 또 한 차례 총기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번에는 무작위가 아닌 특정 집단의 민간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데서 이전의 테러 관련 총기 사고와는 또 다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CNN 기사를 보니 서울에서 LGBTQ단체의 추모 집회가 열린다는 소식도 있었다. 특정 사회 그룹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한 폭력 등 기타 범죄를 일컫는 일명 ‘증오 범죄’(hate crime)는 특히 미국의 경우 먼저 인종에 대한 폭력으로 가시화되어 이제는 성, 종교, 인종, 성적 지향 등의 사회그룹을 아우른다.

이 그룹의 일원에 대한 폭력이 다른 종류의 폭력보다 더 심각한 이유는 그들이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을 부인하기 때문이다. 즉,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흑인이라는 이유로, 혹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이 그룹이 인간의 안녕에 위배되는 직접적인 가해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오 범죄 중에서도 여성에 대한 폭력은 인종에 대한 폭력보다 더 오랜 세월 공론화되지 못했고, 이슈의 정당성을 입증받기도 힘들었다. 여성을 하나의 주체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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