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발과 우주의 창조 / 양승훈 지음 / SFC 펴냄 / 19,000원

국내에서 드물게 ‘창조론 연구서’로만 10여 권의 저서를 꾸준히 집필해온 양승훈 VIEW(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원장의 ‘창조론 대강좌 시리즈’ 최신간이다. 저자가 “과학적 지식의 전달보다 그 지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독교와 과학의 바른 관계를 정립하려는” 목적으로 쓴 이 책은, ‘대폭발(빅뱅) 이론’이 하나님의 우주 창조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될 수 있는지를 성실히 고찰한다. 그의 결론은 “하나님이 우리가 알 수 있는 자연의 법칙을 통해 우주를 창조하셨다면, 대폭발의 과정을 사용하여 창조하셨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대폭발 이론에 따르면, “우주와 지구와 사람이 6천년 전에 모두 함께 창조되었다”고 주장하는 창조과학자(젊은지구론자)들의 공통적인 주장은 틀렸다. 그가 볼 때, “흑백논리적이고 전투적인 태도”로 대폭발 이론을 비판하는 창조과학자들의 주장은 성경을 과학(천문학) 교과서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안고 있다.
“창조과학자들은 성경은 대폭발 이론에서와 같은 문제가 없는, 기원에 관한 합리적인 설명을 제시한다고 주장하지만, 도대체 성경이 어디에서 우주의 창조에 대한 과학적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말인가!” (190쪽)
그가 보기에, 과학에 대한 “성경문자주의자들의 독단적이고 반지성적인 태도”는, ‘초자연’에 대해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리처드 도킨스 같은 극단적 무신론자와 다를 바 없다. 학문적 신실함(integrity)으로 ‘창조론 연구’에 매진해온 저자의 이 책은, 여전히 과학과 신앙을 적대적 관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한 한국 기독교계에 큰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 교회에는 몇몇 미국 근본주의 단체들의 영향을 받은 비전문가들의 대중강연을 통해 대폭발 이론은 무신론이고 유물론이기 때문에 반기독교적이라는 오해가 팽배해 있다. 그래서 대폭발 이론에 대해 긍정적인 그리스도인 과학자들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한다.”(20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