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이슬람 사회 / 김동문 지음 / 세창출판사 펴냄 / 20,000원

다른 사회를 보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흔한 것이 바로 자국 언론이 주입하는 단편적 보도를 소비하는 경우다. 그 결과 특정한, 집단 이미지를 형성한다. 한국이 다소 먼 거리의 이슬람 사회를 아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거의 극단 무슬림 테러 관련 (요즘은 IS 테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소식을 듣는 것으로 이슬람 사회를 새겨온 결과, 어느새 한국 사회에 자리한 ‘이슬람 포비아(혐오)’가 위험 수위를 넘으려 한다. 책 제목처럼 우린 사실 이슬람 사회를 모른다.

시리아 내전이 한창일 때 난민 수용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표한 독일을 여행하면서 또래 시리아 친구를 사귀었었다. 내 건너편 침대를 사용하던 그를 떠올리며, 잔뜩 궁금한 심정으로 이 책을 펼쳤다. 책은 기대대로 이슬람 사회의 더 많은 모습, 그들의 진짜 일상으로 잔잔하게 독자를 안내한다. 1990년 이래 이집트를 시작으로 이슬람 사회에서 살아온 저자가 (직접 보지도 않은 내용을 받아쓰며 단일 렌즈로 집중 투과해내는 국내 언론 보도와는 달리) 그들이 먹고 마시고 입고 타고 사귀고 말하고 읽고 놀고… 죽는 일상까지 차분하게 전달한다. 소소하고, 더 궁금하게 만든다.

생각해보면 독일에서 만난 그 시리아 친구도 (나처럼) 여행 중이었고, 가끔 SNS에 사진을 올렸으며, 새 친구를 사귀기를 좋아하고, 음식을 나누며, 방에서 처음 본 내 인상을 이야기하며 한국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었었다. 그 역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무의미한 죽음을 양산해내는 전쟁에 반대했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포함한 전쟁광들의 만행에 치를 떨었다. (그는 전혀 ‘종교적’이지 않았다!)
‘우리’가 늘상 북한의 위협을 느끼는 준전시 상태의 분단휴전국민으로만 ‘오해’받고 싶지 않듯, 어느 문화권 못잖게 문화를 향유하는 ‘그들’ 역시 테러와 폭력으로 연상되고 싶을 리 없다. 국내 이슬람혐오에 상당 부분 기여(?)해온 교회의 일원으로서 더 권하고 싶은 책이다. 편견 없이 막 대화를 튼, 이슬람 친구들의 삶이라 여겨지는 풍경들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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