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보는 눈 / 김근주·박영돈·박영호 지음 / 성서유니온선교회 펴냄 / 8,000원

간결하고 명료한 제목도 제목이지만, 지은이들이 더 눈길을 끌었다. 김근주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연구위원(교수), 박영돈 고신대 교의학 교수, 박영호 한일장신대 신약학 교수. 이 세 명의 신학자를 한 권의 책에서 동시에 만날 수 있다니!

몹시 반가웠다. 하여 내용은 보기도 전에 이 책을 ‘에디터의 선택’으로 낙점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얇고도 얕은 독서이력 때문일 테지만, 지금까지 읽은 이들의 글에서 실망한 기억이 없다.

《성경을 보는 눈》은 성서유니온선교회의 성경묵상 지도자훈련 프로그램(LTC, Leadership Training Course)에서 책과 같은 제목의 주제로 세 명의 신학자가 강연한 내용을 묶어낸 책이다. 각각 ‘성경과 신학’(박영호), ‘성경과 성령’(박영돈), ‘성경과 현실’(김근주)을 맡아 강연한 내용을 이후에 지은이들이 더 보완하여 완성도를 높였다.

제1장 “성경과 신학”에서 신약학자인 박영호 교수는, ‘유한(인간)이 무한(하나님)을 알 수 없다는 절망’과 ‘위기에서 터져나오는 질문(왜 내게 이런 일이?)’이 성경을 묵상하고 사유하고 씨름하는 “신학적 작업”의 바탕이 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제2장 “성경과 성령”에서 조직신학자인 박영돈 교수는, 성경 한 구절 한 구절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 통으로 이해하게 하시는 “그리스도 중심적인 성령”의 사역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들려준다. 제3장 “성경과 현실”에서 구약학자인 김근주 교수는, ‘자신의 이익과 안전과 번영을 위해 신을 조종하는’ 우상숭배의 본질을 파헤치면서 인간이 처한 역사와 현실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짚어준다.

200쪽 분량의 알차고도 속이 꽉 찬 신학 강연에 귀 기울이다 보면, 간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법하다.

“내가 생각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하나님이 아니라, 내 마음대로 만드는 하나님이 아니라, 성경이 하나님을 어떤 분으로 소개하는지에 따라 철저하게 자신의 생각을 맞춰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 생각과 하나님 개념은 벗어나고 표류할 수밖에 없습니다.”(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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