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호 커버스토리]

한국에 기독교가 전래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개신교회는 사회 속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오늘의 한국기독교는 개화기나 일제강점기 초기 그리고 1920년대 전후에 사회·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과는 달리, 1970년대 이후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으나 분열된 교파주의와 물량주의를 좇는 모습이다. 교회의 양적 성장은 교회 안 맘몬우상세력과 수직위계질서의 지배력을 강화했다. 자연스레 교회는 사회 속에서 대안 공동체로서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에서, 1990년대 후반 국가적 경제 위기를 경험하면서 수많은 사람이 사회 속에서 주변부로 밀려나 고통을 당하는 상황이 오자 교회는 사회구성체의 한 부분으로서 고통당하는 약자를 돌볼 책임을 자각했다. 그리하여 교파와 교단을 막론하고 여러 교회가 약자에 대한 돌봄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돌봄은 교회의 본질로서 기독교 디아코니아의 정체성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이 간극은 그동안 디아코니아 활동은 ‘일반 사회복지’와 혼동되어 수행되어 왔기에 벌어진 것이다. 즉,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디아코니아 활동은 디아코니아 신학이론에 기초한 고유의 정체성과 통일성을 이루지 못한 채 수행됐다. 따라서 이제는 교회가 수행하는 디아코니아 활동은 일반 사회복지와는 달리, 독자적인 디아코니아 신학에 기초한 봉사로서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독교 디아코니아는 먼저 예배하는 교회 안에서 봉사공동체를 이루며, 그 예배의 능력이 세상 속으로 침투되어 살아있는 예배로서 사회봉사 활동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일 교회 안에서 서로 섬기는 공동체를 소홀히 한 채 지역사회 섬기는 일에 비중을 둔다면, 이는 본말이 전도된 현상으로 단지 인간적 유익을 얻으려는 활동에 불과할 뿐이다. 많은 교회가 디아코니아 활동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한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의 본질인 디아코니아의 개념이 우리 안에서 또렷해져야 할 것이며, 그 정체성에 따른 실천을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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