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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변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333호 에디터가 고른 책]
[333호] 2018년 07월 30일 (월) 13:19:17 이범진 기자 poemgene@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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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신의 인문학

이상철 지음
돌베개 펴냄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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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와 자본주의가 흥행하며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20세기 초, 발터 벤야민은 ‘신학’과 ‘역사적 유물론’이 제휴하면 “그 누구와도 한 판 싸움을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이 완벽하게 승리한 21세기에도 죽어버린 신학을 다시 깨워 인문학 담론으로 만드는 이들이 있으니 슬라보예 지젝, 조르조 아감벤, 자크 데리다 등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유물론자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대안이 성서 속 인물 혹은 신학적 아이디어로부터 나온다는 점이다. 특히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공히 주목하는 사람은 바울이다. … 바울이 전한 예수의 메시지가 로마제국으로 침투하면서 제국의 보편성에 틈과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203쪽)

21세기 현대 사상을 이끌고 있는 이 마르크스주의자들은 2천 년 전 바울이 그랬듯, 무적이 된 자본에 맞설 희망을 기독교로부터 찾고자 한다. 저자는 그 정교하고 심오한 탐험의 과정에 독자를 초대하고자 타자(the other), 실재(the real), 욕망(desire), 해체(deconstruction), 환대(hospitality) 등 어려운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더구나 세월호 참사, 옥바라지 골목 잔혹사, 여성 혐오 등 우리가 맞닥뜨린 현장과 연결시켜주기에 그 개념이 머릿속에 착 붙는다.

마침 제주에서 예멘 난민을 만나고 온 터라 ‘타자’와 ‘환대’의 개념을 몸에 익히고자 애쓰며 읽었다. 그들에게 온갖 혐오의 문장이 내리꽂히는 이 파국(apocalypse)의 시대는 과연 균열의 여지가 있는가, 의심하며.

“같은 타자인 신은 어떤 이유로 경외의 대상이 되고, 이웃은 왜 희생의 대상이 되었을까. 그것은 거리(distance)의 문제에서 나온다. … 멀리 있는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구호물자를 전해주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함께 부를 수 있지만, 그 난민들을 우리나라로 들이고 우리 집에서 나와 함께 살게 한다면 그때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 우리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들은 환대의 대상이 아니라 적대의 대상이 된다. 이것이 신을 향한 경외보다 내 안으로 들어온 타자에 대한 사랑이 더 힘든 이유이다.” (111,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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